멜 깁슨 1996 랜섬
영화 랜섬은 멜 깁슨의 1996년 영화로 20여년이 지난 영화였습니다. 먼지 냄새 날 것 같은 이 영화를 끄집어 내어 봤던 이유는 우연히 보게 된 아래의 짤 때문이었습니다. 아들을 유괴한 범인에게 돈을 주는 대신 현상금으로 건 것 입니다. 한 번도 생각 못 해본 협상 방법이라 발상의 전환이 신선했습니다.
이 장면 때문에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이 장면이 영화의 반전이자 핵심이기도 해서 영화 초반이 약간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인공 멜 깁슨과 르네 루소이고, 다른 출연자들이 연기를 워낙 잘해서 반전을 알면서 봐도 볼만 했습니다.
저는 또 다른 이유로 영화에 몰입하기가 조금 어려웠는데, 멜 깁슨과 르네 루소 커플이라 자꾸 리셀웨폰3, 리셀웨폰4가 떠올랐어요. 리셀웨폰 시리즈 중에서도 3과 4를 좋아해서 100여번 다시 봤거든요. (전 어떤 영화가 재미있으면 수 없이 다시 봅니다.... 친구가 말하길 "너는 영화 열 편만 있으면 백 년동안 재미있게 보고 있을 것 같아..." 라고...)
리셀웨폰에서 멜 깁슨과 르네 루소는 끝내주는 액션을 선보입니다. 돌려차기, 육탄전, 사격 등. 그래서 영화 랜섬에서 힘없이 얻어맞고 있자, "아니 왜 맞고만 있어요, 반격해 빨리!" "저 언니 엄청 센데.... 숨겨진 힘을 보여줘요!"라며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이거 히어로 영화도 아닌데....
멜 깁슨과 르네 루소 커플로 인해 떠올랐던 리셀 웨폰의 싸움 잘 하는 형사 이미지를 넘어서 다시 영화로 돌아오면, 줄거리가 정말 흥미진진 합니다. 반전은 아들의 몸값을 범인에 대한 현상금으로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영화 랜섬 줄거리 & 결말
자수성가한 항공사 재벌 톰(멜 깁슨)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괴범의 표적이 되어 아들 숀이 납치당합니다. 유괴범은 흔히 그렇듯 경찰이나 FBI에 알리지 말라고 하나, 이들은 FBI에 신고를 하고 도움을 받습니다. FBI는 범인이 시키는대로 돈을 주는 것이 아이가 살아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추천했고, 아빠는 몸값을 가져오라는 곳으로 가져 갑니다. 영리한 범인은 FBI의 전략을 모두 깨부숩니다. 아들만 돌려받고 싶던 아빠는 무조건 따르고요. 그러나 범인과 접선하는 순간, 현장을 덮친 FBI로 인해 몸값 전달은 실패합니다. 몸값 전달만 실패한 것이 아니라, FBI의 대대적 출동으로 인해 항공재벌 아들이 유괴당한 것이 모든 방송사의 탑뉴스로 다뤄집니다.
범인은 다시 돈을 가져오라고 지시를 했고, 톰은 다시 돈을 들고 나갑니다. 몸값 전달을 위해 다시 나가던 도중, 톰은 가전제품 가게의 TV들에서 온통 자기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앵커는 "자수성가한 항공 재벌이고 유명인인데도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나보다..." 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처음 돈을 전달하러 갔을 때 범인과 계속 무전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느낀 쎄한 느낌, 앵커의 이야기가 발화제가 되어 톰은 전략을 바꿉니다.
몸값을 주는 대신 그것을 범인의 현상금으로 거는 것 입니다. 20년 전에 현상금 20억이니, 저는 전국의 킬러와 바운티 헌터(현상금 사냥꾼)들이 출동할 줄 알았으나, 영화는 사실주의를 표방하고 있어 그런 분들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방송을 본 범인들의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범인은 점점 초조해졌고, 빨리 돈을 내놓으라고 자극하고, 아빠인 톰이 정말 돈을 안 줄 것 같자 엄마를 공략합니다. 혼자 교회로 나오라고 하고 냅다 때린 뒤 돈을 내 놓으라고 협박합니다. (엄마까지 납치했으면 어쩌려고 혼자 그곳에 갔는지... ㅠㅠ)
아내가 얼굴에 피멍이 들어온 것을 보자, 톰은 더 빡치고, 현상금을 두 배로 올립니다. 200만 달러에서 400만 달러(약 40억)으로요.
범인들의 대장은 어떻게든 돈을 받아낼 작정이나, 범인들은 이 상황에 흔들립니다. 처음부터 돈을 받고 아이를 없애겠다는 계획도 불편했는데다 아이 아빠는 자신들에게 엄청난 현상금을 걸자 불안해 진 겁니다. 일당들은 대장 몰래 떠나려고도 해보고, 발을 빼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범인들의 대장은 경찰이었고, 범죄자들을 모아 팀을 꾸려 아이를 납치했던 것이라 악질 경찰의 손에서 벗어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주모자는 더 악랄한 계획을 세웁니다. 아빠가 아이의 몸값을 내 놓지 않자, 자신이 범인을 죽인 영웅이 되어 현상금을 받는 것 입니다.
다시 경찰 신분을 이용해 수상한 이들이 있다며 무전을 치고, 부하들을 쏴 버립니다. 자기가 꼬드겨 범행을 저지르도록 만든 자기 여자친구까지요. 일당을 다 죽였으니 아무도 진실은 모른 채, 주모자는 하루 아침에 아이를 구한 영웅이 됩니다. 아이를 데리러 온 톰과 케이트 부부는 범인놈에게 고마워합니다.
너무나 소름돋고 혐오스러운, 정말 얄미운 범인이었습니다.
범인은 해외로 튈 준비를 한 뒤, 당당하게 톰에게 현상금을 받으러 옵니다. 톰은 반갑게 맞아주고 고마워하면서 수표책을 꺼냅니다. 엄마 케이트도 반갑게 맞이해 고맙다며 범인을 안아주고요. 그런데 단 한 사람만 이 순간 얼어붙어 지려버렸습니다.
바로 유괴당했던 아들 숀 입니다. 범인의 목소리와 기운으로 저 사람인 것을 알아챈 겁니다. 그러나 아들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그저 아빠를 쳐다보고 눈으로 말합니다. 아빠는 아들의 이상한 반응을 보고 바로 눈치챕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엄마 케이트가 해맑게 아들을 데려와 감사 인사를 드리도록 하겠다고 하자 아직 안정이 필요하다며 말려줍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수표를 끊어 줍니다.
그러나 범인도 보통 사람이 아닌 경찰이라, 그 수표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바로 눈치를 챘습니다. 그 수표를 가지고 은행에 가는 순간 문제가 될 것을 알아채고, 총을 꺼내들어 당장 돈을 내 놓으라고 협박합니다. 돈을 받으려면 톰이 살아있어야 하니 죽이지는 못하고, 은행에 가서 바로 이체해 주기로 합니다.
범인과 함께 은행으로 가는 사이, 아들을 살피러 간 엄마는 아이가 오들오들 떨고 있는 것을 보고 상황을 파악해 FBI에게 다시 연락을 합니다.
은행에 도착하는 순간에는 모두 범인을 영웅이라 생각하며 기립박수를 치며 맞아줍니다.
돈이 이체되는 순간 경찰 무전으로 범인을 찾으라는 지시가 내려오고 경찰인 범인도 그 무전을 듣고 준비를 합니다. 밖으로 나오자 조금 전 당신은 경찰의 영웅이라며 축하해주던 경찰들이 무전이 들어왔으니 잠깐 멈춰달라고 제지하는데, 바로 동료 경찰들을 쏴 버리고 톰도 죽이려고 합니다. 죽기살기로 달려들어 총을 떨어트린 아빠는 그동안 쌓인 한풀이를 하며 범인을 후드려 팹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멜 깁슨은 전직 공군이긴 하나 지금은 그냥 사업하는 아저씨이기 때문에 경찰인 범인을 제압하진 못합니다. 범인은 도망하고 범인을 놓치지 않으려고 이 악물고 쫓아가는 아빠의 추격 끝에 범인을 덮칩니다. 범인의 총을 뺏은 아빠는 부들부들 떨며 범인을 겨누지만 어찌하지 못합니다. 그러는 사이 경찰과 FBI가 도착했고 이들은 포위됩니다. 끝까지 악랄한 범인은 항복하는 척 하면서 발목에 숨겨둔 권총을 꺼내 톰을 죽이려고 하는데 그 순간 톰과 FBI가 대응사격을 하여 범인은 그 자리에서 죽습니다.
혀를 내누를 정도로 악랄하고 못된 범인이었습니다. 더 소름돋는 것은 이 영화가 일부 실화라는 점이었습니다. 영화 자체는 더 오래된 영화를 리메이크 한 것이나, 실제로 오페라 가수 키메라의 아이가 유괴당했을 때 남편이 몸값을 현상금으로 걸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20여년이 넘은 영화이나 지금봐도 흥미진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