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연속극 : 영드 콜래트럴 이펙트
톰크루즈 주연의 콜래트럴 영화도 있고, 콜래트럴 데미지도 있고, 콜래트럴 이펙트도 있고, 콜래트럴 이라는 제목이 붙는 영화 드라마가 많습니다. 대부분 해석 없이 그냥 콜래트럴이라고 해버려, 무슨 뜻인지 궁금해 찾아보았습니다.
콜래트럴 뜻 의미
다음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니 collateral은 담보물, 부차적인, 담보물건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영영 번역에는 다른 경로를 통한 원인으로 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부족해 조금 더 찾아보았는데, dvd 프라임에 소개된 글(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405618)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간략히 옮기자면, 알카에다가 테러를 하려고 하는데, 테러라는 큰 미션을 위해 주변 사람이 피해를 보는 정도는 개의치 않는다, 어떤 일을 하는 과정에서 딸려오는 부차적인 피해가 생길 수 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한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후 강스포 조심)
콜래트럴 이펙트를 보면서 느껴진 콜래트럴의 뜻을 덧붙이자면, 몸통이 되는 사건은 난민들에게 돈을 받고 밀입국 시켜주는 것으로 돈을 벌던 일당이 자신의 정체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난민을 없애 버린 것 입니다. 그러기 위해 그 난민이 일하는 피자업체 매니저를 매수해서, 특정 배달을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배달을 기다리던 킬러가 처리를 합니다.
문제는 원래 그 배달이 다른 남자 몫이었고, 알고 보니 매주 월요일마다 스페셜 토핑을 주문하는 그 배달을 하면서 약을 팔고 있었던 것입니다. 약을 파는 배달부는 자신을 죽이려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두려워하고, 경찰도 약 딜러가 타겟이고 난민은 오해를 받아 죽은 것으로 착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일이 하나 더 커지는데, 난민을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 불법체류자 였습니다. 불법체류자는 약에 취한 상태에서 사건을 목격하는데, 문제는 자신이 불법체류자라서 경찰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신분이 들통 나 추방당할 수 있다는 것에 두려워합니다. 더불어 이 불법체류자는 성공회 신부님과 동성애 관계였는데 그것도 걱정을 합니다.
성공회 신부님은 이 상황 때문에 불법체류자 애인이 영국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학생비자 발급을 도와주었던 야당 정치인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야당 정치인은 그것 때문에 사건에 끌려 들어오는데, 알고 보니 매주 월요일마다 스페셜 토핑 (약)을 얹은 피자를 배달받던 사람이 그 남자의 전처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건 하나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삶이 들쑤셔지며 큰 일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최초의 사건을 벌인 난민 밀입국 일당은 전혀 신경쓰지 않지요.
드라마라서 그런건지 원래 콜래트럴의 의미가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단순한 '영향' 수준이 아니라 '엄청난 나비효과' 수준으로 타인의 삶이 들쑤셔져 엉망이 되고 죽기까지 합니다.
영드 콜래트럴 이펙트 짧은 감상
영드답게 4부작으로 끝나 한 번에 몰아보기 좋습니다. 셜록, 엘리멘트리, NCIS, 루시퍼 등의 범죄 수사 드라마에서는 한 에피소드에 범인과 결말이 밝혀지기 때문에 한 에피소드에 범인이 밝혀지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서 4부작이나 가는 것이 약간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범인이 누구야?' '그래서 어떻게 된거야?'를 참을성있게 기다려야 했습니다.
보통 영화도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이내에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니 4부작에 걸쳐 사건을 조금씩 벗겨내는 것이 길고 꼼꼼하긴 했습니다. 대신 엉성한 구석 없이, 조밀하고 탄탄하게 이야기의 조각이 맞춰져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보통 영화의 큰 줄거리를 위해 조연들의 삶은 그냥 묻히곤 하는데, 영향을 받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보게 되고, 좀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다 보고 나서 통쾌하고 재밌다 라는 느낌보다는 진지하고 침울해졌습니다.
캐리 멀리건이 임신한 형사로 나오는데, 현실적이기도 하고 비현실적이기도 합니다. 형사라고 해서 대단한 액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 조사하고 인터뷰 하고, 윗 선에 까이고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별거 없다는 소리 듣는 부분은 아주 현실적입니다.
그러나 너무 앳되고 예쁜 부분은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캐리 멀리건은 예전에 트랜스포머의 샤이아 라보프 여자친구로 귀여운 여배우라는 것으로만 기억했는데, 귀여운 외모와 달리 소년같은 면이 있고, 덤덤하게 연기를 잘 했습니다.
영드의 특징이 이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블랙미러, 중간에 끈 여러 영드, 콜래트럴 이펙트 등을 보면 미드처럼 가볍고 흥미진진하게 짠짠 하는 맛이 없습니다. 무채색의 세련된 화면과 진지하고 약간 우울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나오고, 사회 문제, 사건에 대한 여러 측면들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끔 만듭니다. 던지는 질문이 묵직하고 결말이 대체로 우울해서, 보고 나면 인상이 강하게 남는데, 힘들어서 또 보고 싶진 않습니다.
드라마 한 편이 약간 힘들고 묵직한 예술영화 한 편을 보는 기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