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영화 : 잠자는 사자를 건드린 액션영화 이퀄라이저
이퀄라이저는 불과 4년 전 영화인데 무척 오래된 영화 느낌이었습니다. 요즘 영화 답지 않게 잔잔하고 서사적인 액션영화였어요. 존윅처럼 조용히 살고 싶어하는 잠자는 사자를 건드려 일이 커지는 액션 영화였는데, 존윅의 강아지보다는 개연성이 좀 더 있었고, 초능력에 가까운 주인공의 액션이 끝내줬습니다.
이퀄라이저1 줄거리 (스포주의)
로버트 맥콜 (덴젤 워싱턴)은 칸트처럼 정해진 시간을 맞춰 정갈하게 살고 있는 홈마트 직원 할아버지 입니다. 항상 집을 깨끗히 치워놓고, 검소하게 살면서, 새벽에 불면증 때문에 책 한 권을 들고 24시간 카페에 가서 책을 읽다 옵니다.
그 시간이면 작업 끝낸 일꾼들, 가수가 꿈인 창녀 한명이 카페에 옵니다. 자꾸 마주치다 보니 창녀 테리(클로이 모레츠)와 간단히 말을 주고 받습니다. 맥콜은 가수가 되려면 단걸 많이 먹으면 안 되며 성대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등의 조언을 해줍니다. 늘 그렇게 마주치던 어느날 테리는 포주에게 잡혀가고, 그 뒤에 보이질 않습니다. 걱정이 된 맥콜이 알아보니 포주에게 폭행을 당해 입원해 있었습니다.
테리가 딱했던 맥콜은 현금 9800달러 (약 980만원)을 들고 포주를 찾아갑니다. 이 돈을 받고 아이를 놓아주라고요. 그러나 포주는 콧방귀를 끼며 이 돈은 한 달이면 버는 돈이라며, 비웃습니다. 조용히 살던 맥콜은 테리를 해방시켜주기 위해 그 자리에 있던 포주와 똘마니를 모두 죽여버립니다.
그러나 포주가 포주만 했던 것이 아니라서, 조직 윗선에서 해결사가 파견이 됩니다. 해결사는 사건을 파헤치며 맥콜을 찾아냅니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이라 단박에 맥콜이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파악하고 맥콜을 건드리는데,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습니다.
맥콜도 해결사가 누구인지 정보국에서 일하던 친구에게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여 그들의 본체에 대해 알아냅니다. 자신의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 본진을 파괴하기 시작하는데, 현금 공장을 날려버리고, 원유 수송선을 불질러 버려 보스가 폭발해서 해결사를 까도록 만듭니다. 해결사는 역으로 맥콜이 함께 일하던 사람들을 인질로 삼아 맥콜을 불러내나, 맥콜 또한 역으로 작전을 펼칩니다.
자신이 일하던 홈마트를 바탕으로 적을 한 명 한 명 없애버리는데 기가 막힙니다. 이렇게 해결사를 처리하고 나서는 조직의 본진으로 찾아가 보스까지 없애버립니다.
적의 수괴까지 완벽하게 모두 제거해 버렸기 때문에, 주인공은 다시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액션영화에서 이토록 평화롭고 안전한 느낌이 드는 결말도 드물었습니다.
이퀄라이저2
이퀄라이저 1에 비해서는 재미가 떨어졌습니다. 주인공의 캐릭터가 변했습니다. 이퀄라이저 1에서는 제이슨 본, 존 윅처럼 엄청난 살인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조용히 살고 싶어하는 사람 같았으나, 이퀄라이저2에서는 대놓고 영웅처럼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스타일로 변해서 1편에서는 단정하고, 수도승처럼 반듯하게 사는 사람이었는데 이퀄라이저2에서는 머리도 기르고 옷도 느슨하게 입으면서 껄렁껄렁한 흑인 스웩이 느껴지며 이웃들과 다정하게 지내는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이퀄라이저1에서는 불쌍한 소녀를 위해서 나섰던 것이나, 이퀄라이저2에서는 그냥 이 사람 저 사람을 위해 잘 나섭니다. 그러다 친구였던 수잔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죽으면서 사건에 얽히는데, 악당은 이전에 함께 일하던 부하직원이었습니다. 맥콜이 은퇴한 이후 부서가 공중분해되자 프리랜서 킬러로 나섰던 겁니다. 프리랜서 킬러로 했던 일에 대해 은퇴한 수잔이 파헤치자 수잔을 제거했고, 그 사건을 맥콜이 파헤치자 맥콜까지 없애려 했습니다.
그러나 맥콜이 역으로 옛 집으로 불러내 각개격파하면서 끝이 납니다. 이퀄라이저1에서는 작정하고 총을 준비하기 보다는 주변의 있는 것들을 이용하거나 적의 총을 빼앗아서 처리하여 재미있었는데, 이퀄라이저2에서는 그냥 총 빵야빵야 하고 끝나서 액션씬도 시시합니다.
이퀄라이저1과 같은 조여드는 두뇌싸움도 없고, 홈마트 액션처럼 독창적이며 흥미로운 액션도 없고, 그냥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영화였습니다.
이퀄라이저1 vs 이퀄라이저2 감독은 둘 다 안톤 후쿠아
이퀄라이저1이 상당히 재미있어서, 이퀄라이저2를 기대하면서 봤는데 전작에 비해 스토리가 빈약하고, 캐릭터도 빈약하고, 악당이 시시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감독이 바뀌어서 이러나 싶어 찾아봤으나 이퀄라이저1, 2모두 안톤 후쿠아 감독입니다. 작가가 변한걸까요.
보통 영화가 잘 되어 속편이 나오면, 1편의 소소한 스케일에서 벗어나 판이 커지는 양상을 보이기는 하나, 최소한 주인공의 캐릭터는 유지가 되는데 이 영화는 주인공 캐릭터까지 중2병 히어로 스타일로 변해서 별로였습니다.
이퀄라이저3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이퀄라이저 1 때와 같은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덧, 잠자는 사자 캐릭터이나 덴젤 워싱턴의 목소리가 뜻밖에(?) 얇고 경박스러운 것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중후한 목소리까지 있었으면 더 캐릭터에 찰떡이었을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