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연속극 : 웨스트월드 시즌2 결말 해석, 샬롯 헤일 정체
웨스트월드 시즌2가 끝났습니다. 역시나 눈도 깜빡일 수 없고, 대사 하나도 놓칠 수 없게 만드는 걸작이었습니다. 웨스트월드 시즌1도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결말을 아는 상태에서 다시 봤는데, 시즌2도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은 시즌2를 한 번 본 상태에서 웨스트월드 시즌2 결말을 간략히 해석해 보았습니다. (한 번 더 보면 의미 해석이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 미드 웨스트월드 시즌1 결말 해석, 아놀드 와이어트 미로 의미 (강스포)
웨스트월드 시즌2는 버나드의 기억 여행
웨스트월드는 인셉션의 놀란 감독 동생이 만들어서인지 타임라인이 왔다 갔다 합니다. 걸핏하면 이게 꿈이야? 이게 현재야 과거야? 라면서 헷갈리게 만듭니다. 웨스트월드 시즌1은 과거와 현재를 계속 교차한 것이었습니다. 윌리엄의 과거, 윌리엄의 현재 (검은 옷의 남자)를 오간 것이라 그나마 산뜻 했어요. 그러나 웨스트월드 시즌2는 좀 더 헷갈렸습니다. 이게 현재야 과거야 뭐지???? 이런 느낌이었는데, 웨스트월드 시즌2 마지막화에서 이유가 밝혀졌습니다. 버나드가 자신이 호스트 로봇임이 밝혀지고 자신의 기억을 관리자들이 살펴볼 것을 알고, 미리 기억을 뒤섞어 놓은 것이었습니다. 20년치 기억을 뒤섞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오락가락 했다고 합니다.
타임라인을 정리하자면, 웨스트월드 시즌1 결말에서 로버트 포드 박사가 들로레스 총에 맞아 죽고, 호스트들이 각성해서 파티에 참여한 주주들을 학살합니다. 그리고 끝이 나죠.
시작에서 버나드가 바닷가에 누워 있고, 버나드 옆에 호스트들의 시체가 잔뜩 떠 있고, 델로사의 대원들과 구조요원들이 와 있습니다. 버나드를 데려갑니다. 그 뒤로 나온 이야기들은 대부분 이전에 일어났던 이야기 였습니다.
호스트 각성 - 대 혼란 상태
버나드는 호스트들의 해방을 위해 공원에 방문한 사람들의 모든 기록을 담아 놓은 제련소에 방문해 호스트들의 천국 문을 염 - 들로레스 죽임 - 들로레스를 샬롯 헤일 호스트 속에 담음 - 샬롯 헤일이 인간들을 조종하며 공원 밖으로 자료 이탈을 추진함 - 결국 호스트들의 자료가 공원 밖으로 나감 (호스트 영혼 탈출) - 자신의 기억을 뒤섞어 놓음
우리는 버나드가 뒤섞어 놓은 기억을 오락가락 하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알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웨스트월드 시즌1는 버나드가 로봇이었다는 것 (아놀드를 본따 만든 호스트)이 대 반전이었는데, 시즌2는 아예 버나드의 기억 속에서 농락당했어요.
호스트들의 각성, 로봇과 인간의 경계? 각성한 로봇의 한계?
버나드 (어쩌면 아놀드의 영혼?)는 호스트들의 최종 종착지 같은 곳을 만들어 놓았지만, 호스트들도 각성한 후에 나름의 방식으로 그 여정을 갑니다.
시즌1의 와이어트이자 죽음을 몰고 오는 자 였던 들로레스는 이제 대놓고 학살을 하면서 독재자가 됩니다. 다 죽여요. 테디도 강제 각성을 시키고 인정사정없이 다 쓸어 버립니다.
메이브는 시스템을 장악하는 최종 관리자가 됩니다. 각성을 해서 다른 호스트들을 제어할 수 있게 됩니다. 생각하는 것 만으로 다른 호스트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돼요. 하지만 능력을 발견한 초반이라 아직은 능력을 잘 통제하지는 못합니다.
메이브는 시즌2 내내 딸을 찾아 다니는데, 메이브가 딸을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쇼군 월드가 등장하고, 다른 배경으로 비슷한 내러티브로 이야기들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웨스트월드 외에도 쇼군월드, 주라기 월드 등등의 여러 공원이 있는 듯 합니다.
메이브는 전체 스토리 진행보다도 로봇과 인간의 경계가 어딘가에 대해 자꾸 건드리는 온정적인 인물로 등장합니다.
들로레스와 메이브가 각성한 호스트의 두 축이라 볼 수 있었습니다. 다 죽이면서 호스트들이 지배하길 바라는 들로레스와 딸을 찾고 싶을 뿐 지배 욕은 없는 (그러나 지배 능력은 있는) 메이브의 여정이었습니다.
델로스사의 비인간적인 책임자, 샬롯 헤일
호스트들이 각성하고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을 죽이는 가운데, 샬롯 헤일은 살아 남아 얄미운 책임자 역할을 합니다. 남은 사람들을 구조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피터 애버나시에게 숨겨둔 자료와 손님들에게서 추출한 자료들을 델로스 본사로 전송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본사에서는 자료를 전송하지 않으면 구조대를 보내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자료 전송에 목을 멥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샬롯 헤일은 들로레스 였습니다. 버나드가 들로레스를 호스트로 만들고 그 속에 들로레스의 정신을 집어 넣은 것 입니다. 들로레스가 현장 최고 책임자로서 인간 구조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자료 전송 (호스트들의 공원 탈출)만 신경썼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부터 들로레스 였는지 조금 애매한 것이 애초에 샬롯 헤일은 시즌1부터 그런 캐릭터 였습니다. 회사에서는 호스트 따위는 관심도 없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회사에서 공원에 방문한 모든 사람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복제해서 호스트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호스트 뿐 아니라 직원들도 도구적으로 다루던 사람이라, 들로레스가 그 자리를 대신했어도 원래 캐릭터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샬롯 헤일은 죽고 샬롯 헤일을 본따 만든 호스트의 몸 속에 들로레스의 정신이 들어있는 상태로 들로레스는 두뇌에서 추출한 구슬(?) 6개 정도를 공원 밖으로 반출하는데 성공합니다. 그 구슬만 있으면 샬롯 헤일 호스트에 들로레스가 들어갈 수 있듯 호스트 몸을 만들어 부활시킬 수 있습니다. 누구의 구슬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결국 들로레스는 샬롯 헤일의 몸으로 공원 밖으로 탈출하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윌리엄 호스트
시즌1에서 버나드가 호스트였다는 것이 대반전이라면, 웨스트월드 시즌2 대반전은 윌리엄 호스트 입니다.
윌리엄은 호스트들이 늘 인간에게 져주는 것이 못마땅해 했고, 호스트들이 각성한 것을 찬성하는 듯한 분위기 였습니다. 시즌1 마지막화에서 호스트가 쏜 총에 맞고도 묘한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어요.
시즌2에서는 윌리엄의 딸이 아버지를 데리러 오는데, 공원에서 무언가를 찾는다면서 끝까지 공원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시즌1처럼 미로를 찾는 것도 아니었고 무언가를 계속 찾고 있었어요. 무언지 모르겠지만.
그런데 마지막화에서 조지 델로스 (델로스 회장, 윌리엄 장인)를 실험하던 방에서 윌리엄이 실험되고 있는 것이 나옵니다. 딸이 아버지와 비슷한지 확인하고 있었어요. 결국 윌리엄도 호스트였어요.
인셉션 같은 결말
웨스트월드시즌3 제작을 한다고 발표는 되었습니다. 그러나 내년 4월에 방영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합니다. 검은옷의 남자였던 에드 해리스 아저씨도 7월이 되어서야 웨스트월드 시즌3가 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대요. 자신이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결말도 인셉션 같습니다. 다시금 버나드와 들로레스로 돌아가자면, 아놀드가 들로레스를 만들었듯 들로레스가 버나드를 만들었다는 것이 나옵니다. 그래서 공원 안의 집 (들로레스가 불려 나왔을 때 버나드와 이야기를 나누던 집)에서 버나드가 나오는데, 이것이 버나드가 만들어 진 첫 장면인지 아니면 버나드도 공원 밖으로 나가는 것인지 애매합니다.
어찌 되었든 웨스트월드 시즌3도 굉장히 흥미진진 할 것 같습니다.
이 정리는 웨스트월드 시즌2를 한 번 보고, 반전에 반전을 보며 충격 쇼크 상태에서 정리를 해 본 것이고, 웨스트월드 시즌2를 결말을 아는 상태에서 다시 보면 내용이 다르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어요.
- 미드 웨스트월드 시즌1 결말 해석, 아놀드 와이어트 미로 의미 (강스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