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종교 교양 입문서 같은 책, 박진여 "나는 보았습니다."

박진여 선생님의 책을 두 권 빌려왔고, 서문을 읽다가 '왜 이 세상에 왔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논의로 시작되는 최신작 "나는 보았습니다"를 먼저 펼쳤습니다. 요즘 제 화두 중 하나가 '저는 왜 이 세상에 육신을 가지고 왔을까요? 어떤 목적이었을까요?' 거든요. 

 

박진여, 나는 보았습니다

 

책은 술술 잘 읽힙니다. 자기 전에 몇 쪽만 봐야지 했는데 100쪽 남짓 읽게 만드는 재미있으면서 풍성한 내용입니다. 누군가의 전생을 보신 사례들과 함께 여러 종교에서 접근하는 다양한 지식을 담아주셔서, 종교학에 무지한 저도 쉬이 읽을 수 있으면서 똑똑해지는 기분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불교, 기독교(천주교와 개신교), 흰두교 등 다양한 종교의 연구들을 연관된 이야기들로 엮어주셔서 새롭게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저항했음에도 마음을 바뀌게 하는 책

재미있는 것과 달리 초반에는 '그건 선생님 생각이시고요. 저는 다르게 생각해요'라는 반박이 올라왔습니다. 여러 전생 리딩 사례에서 현생에서 며느리를 미친듯이 괴롭히는 시어머니가 알고 보니 전생에서 며느리가 미친듯이 괴롭혀서 우물에 빠져죽은 분인데 이번 생에서 시어머니의 연으로 만나 그 때 당한 것을 갚고 있는 것이라는 등의 사례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즉, 이번 생에 제가 누군가로 인해 수 년간 고통을 받았다면 제가 전생에 그 상대에게 똑같이 혹은 더 모질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 입니다. 

저의 고통스러운 인간관계가 이전 생에 제가 심은 씨앗인 것이니 결국 내 탓이라는 소리로 들려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 전생의 과오가 되면, 현생에서 저를 괴롭힌 사람을 실컷 욕할 수 없잖아요. 

 

물론 모든 것이 다 전생에 지은 죄로 현생이 괴롭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모든 것이 전생의 제 탓이 아니라, 이번 생에서 상대가 새롭게 만들고 있는 업보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 '그렇죠? 모든 것이 지금 자기 탓도 아니고 전생의 자기 탓이라는 것은 말이 안되죠!'라며 계속 읽었습니다. 

 

이렇게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잔뜩 올라옴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책에 자꾸 손이 가고 끝까지 읽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저를 수년간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인연에 대해, 어쩌면, 정말로 과거 내가 이보다 더 혹독하게 상대를 괴롭혔던 것을 이번 생에 빚 받으신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상대가 덜 미워졌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번 생에 상대가 새롭게 업보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면, 그리고 제가 이번 생을 끝으로 환생하지 않는 것이 아닌 경우, 어느 미래에 상대에게 제가 빚을 받고자 가까운 사이로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덜' 미워졌다 뿐이지 싫은 그 사람을 다음 생에서까지 또 만난다고 생각하니 절레절레 고개가 저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싫어 용서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이 무슨 짓을 했든 다 용서하니 우리의 빚은 이것으로 끝내기로요. 

처음 시작은 이렇게 미운 놈을 다음 생에서까지 또 본다 생각하니 질색하게 되어서 용서를 시도한 것인데, 막상 'ㅇㅇㅇ님을 용서합니다' 같은 말을 읖조리고 있다보니, 정말로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용서하게 되었습니다.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가 맑고 좋은 저자가 쓴 책은 그 책의 에너지도 높고 좋으며, 그 책을 읽는 독자의 의식수준 또한 끌어올린다고 합니다. 어쩌면 박진여 선생님의 책을 읽는 것이 제게 그런 역할을 했나 봅니다. 저를 고통스럽게 했던 미운 사람이 덜 미워지고, 심지어 진심으로 용서하는 마음까지 들게 했으니까요. 

 

책 속의 문장

15쪽.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날은, 태어난 날과 태어난 이유를 깨닫는 날이다 - 마크 트웨인.

17쪽. 지구별에서의 여행은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든 크나큰 은혜와 기회의 시간입니다. 

29쪽. 착한 마음으로 선행을 실천하고 봉사할때, 하나님은 우리 인생의 갈피마다 그분의 지혜를 끼워주신다고 한다. 

43쪽. "재미있게 살자. 지나간 일에 사로잡혀 슬퍼하지 말자.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자. 일생을 함께할 짝을 찾자."(영화 베일리 어게인 중)

55쪽. 숙명은 몸을 이루는 뼈와 같아서 바꿀 수 없지만, 운명은 뼈에 붙은 살과 같아서 자신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 

73쪽. 명상은 내면의 신을 만나는 것이며, 기도는 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118쪽. 사랑은 미움을 설득하고 달랠 수 있지만, 미움은 사랑을 결코 품을 수 없다. 

136쪽. "우리는 역경을 극복하는 법을 배울때까지 매 생애에서 비슷한 역경을 겪는다.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현생에서 다른 형태와 상황으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다음 생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우리가 올바른 방법으로 문제를 극복할 때까지 반복된다."(나는 아흔 여덟 번 환생했다. 90-91)

249쪽. 오늘날 인류는 물질적인 풍요는 얻었지만, 동시에 정신적인 빈곤에 빠졌다. 

257쪽. 영적 완성이란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자신을 용서하는 온전한 포용의 마음을 가질 때 이루어진다. 

 

박진여. (2025). 나는 보았습니다. 파주: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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