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TV : 골목식당, 즐거운 예능이 아니라 발암 프로
주말이면 점심 먹으며 백종원의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즐거움이었습니다. 푸드트럭부터 보기 시작해서 지금은 골목 식당도 보고,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도 재미나게 봤습니다. 푸드트럭도 좀 답답했으나 푸드트럭은 새로 시작하는 사람의 패기, 미숙해도 배우려는 자세가 있어서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면 저도 덩달아 좋았어요. 그러나 골목식당은 현재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어이가 없습니다.
저 따위 것을 사람 먹으라고 판다는 것에 경악하게 됩니다.;;;;
고든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 한국판
골목식당 컨셉은 고든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 한국판 같습니다. 키친 나이트메어는 정말 악몽 꿀 정도로 끔찍한 식당을 개조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고든 램지가 점검을 갔다가 토하기도 하고, 쥐와 벌레도 나오고, 엉망진창인데다가 사장은 고집불통에 말도 안 듣고 자기 음식 괜찮다고 고집 피우고 그럽니다. 그러면 불같은 고든 램지도 쌍욕같은 독설을 퍼 부으며 나도 안 한다고 성질을 냅니다. 보통 출연하는 식당 사장님이 노답 캐릭터가 많으나, 고든 램지는 더 세기 때문에 발암 방송이 개선 방송으로 보였습니다.
모든 출연자가 발암은 아니었고, 예전에는 잘 되던 식당인데 트렌드를 못 맞췄거나, 초심을 잃어서 망해가는 경우는 사장들도 어떻게든 바뀌어 보려고 노력을 합니다. 키친 나이트메어의 백미는 초반 인터뷰 샷에서는 사장들 표정이 못생긴 두꺼비 같다가, 마지막에 가게 리모델링 하고, 장사가 되기 시작했을 때 보면 얼굴에서 빛이 나면서 환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바뀌는 것 입니다.
불과 몇 주 사이에 사람이 완전히 달라 보입니다. 장사 안 되고 빚만 많아서 죽상일 때와 뭔가 될 것 같다고 느끼며 희망을 느낄 때의 표정이 완전히 달라서, 표정만 봐도 카타르시스가 있었습니다.
한국판 키친 나이트메어인 골목식당은 백종원 대표가 고든 램지 역 입니다. 고든 램지처럼 독설을 하지는 않으나, 화는 냅니다. 본인 피셜 엄청나게 참는 것이라고 하는데, 방송을 보면 참는 것이 느껴집니다. 저 정도가 아니라 쌍욕을 하면서 재료 패대기 치거나 바로 버려 버렸으면 좋겠다 싶은 가게들이 수두룩 합니다.
특히 발암 포인트는 백종원 대표가 점검할 때 변명하는 부분 입니다. 백종원이 가게를 둘러보는 동안 사장은 김성주와 조보아 옆에 앉아 변명을 합니다. 대체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대며 둘러대기 때문에 보다가 속이 터집니다. 방송에 나와도 노력을 하나도 안 하는 이들도 있고요. 그냥 방송 발로 장사 좀 해 볼까 하는 이들도 보입니다.
키친 나이트메어에서 느꼈던 카타르시스는 없고, 세상은 넓고 발암 캐릭터는 넘쳐나고, 요식업을 개나 소나 하는 사람도 많구나 하는 것만 느끼게 됩니다. 밖에 나가서 음식 사 먹기 무서워져요.
예능을 보는 목적
키친 나이트메어, 헬스 키친 같은 프로그램은 빵 터지는 재미는 없습니다. 대신 무언가를 치열하게 이루려고 하는 사람을 보며 동기부여를 받는 재미가 있어요.
삼시세끼 같은 예능 프로그램은 아무 생각없이 편안히 보다가 가끔 빵 터지는 재미가 있었고요.
골목식당은 발암 캐릭터가 발암발암발암 하다가 끝나니 인절미 먹다가 가루가 목구녕에 붙은 느낌으로 끝나기도 합니다. 구분은 예능인 것 같은데, 골목식당은 발암 캐릭터 보면서 욕하는 것이 재미인 컨셉일까요;;;;
원 테이블같이 초특급 발암 캐릭터에 속 터져서 안 보다가 어쩌다 보니 인천 신포시장처럼 꽤 재미난 편이 있더니, 바로 이어 대전 중앙시장 편은 발암 캐릭터 특집 수준입니다. 아무래도 골목식당은 컨셉이 발암 예능인 것이 분명합니다.
처음에는 예쁜 병풍이었으나 사랑스러운 감초가 된 조보아, 아동 입맛 아재로 똥입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주 아나운서, 따뜻한 호랑이 백종원 대표의 케미는 좋습니다. 하지만 즐거우려고 보는 예능 프로그램인데 보고 나면 즐거운 주말이 언짢아져서 이제는 그만 봐야 겠습니다.
빠빠이. 발암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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