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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한국 자부심 높이는 국뽕 예능

· 댓글개 · 라라윈

무중력 연속극 :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한국 자부심 높이는 국뽕 예능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편을 보며 미친듯이 웃은 뒤로, 매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챙겨보게 되었습니다. 이거 그냥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따라한 것 아닌가 싶었는데, 한국에 처음 오는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은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일부러 대본 짜고 하는 것이 아닌 것 같은데, 정말 웃겨요. (의사샘이 정말로 활짝 웃어야 얼굴 근육이 예쁘게 자리잡는다고 재미난거 많이 보고 좋은 사람 많이 만나라 하셨어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편이 재미나, 이탈리아편부터 쭈욱 다시 보고 전체 에피소드를 보았는데, 제가 재미났던 것은 독일, 인도, 핀란드, 영국편이었습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 병정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계획을 분 단위로 세우는 모습과 더 없이 알차게 보내는 모습이 무척 재미났습니다. 독일은 기술 강국이자 선진국이라 인식되는데, 자동문 앞에서 당황하거나 비데 바람을 보며 똥꼬 선풍기라고 좋아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했고요.

마지막 날 폭염인데 반바지에 운동화 털레털레 신고 북한산 등산하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등산장비 하나 없이 폭염에 저렇게 행복하게 북한산 등산을 할 수 있다는데 놀랐어요. 전 등산화 없어서 못 올라간다며 둘레길만 돌았는데 쫌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학창시절 늘 소풍이 북한산이라 지겨웠고, 북한산 자락에 오래 살아서 언제든 갈 수 있는 산이었기에 감흥이 적었는데, 독일 분들은 높은 산이 없다며 폭염에라도 꼭 산에 올라가고 싶어하고 산에 올라 무척 행복해 하는 것을 보니 사람이 가지고 있던 것에 대해서는 좋은 것을 잘 모른다는 것도 느꼈어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인도 F4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인도편 아재들은 정말 아재 관광 같았습니다. 관광 포인트에서 사진 찍고 끝. 그러나 더 없이 유쾌했어요.

흥이 많은 분들 같았어요. 정확히는 가운데의 비크람 (a.k.a 박구람)이 흥부자였습니다. 인도편 출연진들은 인도 F4라 할만큼 부자들이었습니다. 인도 나이트클럽 사장, 집에 금칠 되어 있는 인도 부자이자 의류회사 대표, IT회사 임원이었어요. 흥도 넘치고, 돈도 여유로워 보이고, 다른 나라 음식과 문화를 즐기는데 거리낌이 없어 보여 재미났습니다. 특히 소주, 고진감래주 같은 술 좋아하고 먹고 즐기는 것을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보는 사람까지 즐거워졌어요.

인도편에서는 길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인도에서는 길도 잘 안 되어 있고, 빈부격차가 크고 위험해서 길을 걸어다니지 않는대요. 그런 이야기 들으니 새삼 안전하고 걷기 좋은 우리나라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도 아재들이 우리나라 음식을 맛있어 하면서 먹을 때마다, 그런 음식을 흔히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도 했고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핀란드 순박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인도 아재들이 너무나 흥이 넘치고 재미있어서, 다음에 누가 와도 재미가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인도 아재와 정 반대되는 순박한 핀란드 청년들의 여행도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오버하지 않지만 무표정한 가운데서 감정이 드러나는 매력이 있었어요. 좋으면 금방 눈이 커지고, 신나보이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연기가 아니라, 당사자가 무척 즐겁고 신나 보이면 보는 사람도 덩달아 행복해지나봐요.

핀란드는 선진국이자 자연 환경이 좋은 나라로 한번쯤 여행하고 싶지만 여행 경비가 비싼 북유럽 나라 중 하나입니다. (제게는 로망 여행지 입니다) 그런데 핀란드 청년들은 한국의 PC방에 무척 신나하고, 미용실 서비스에 감격하고, 걷다가 들어가서 음식 먹으면 다 맛있다고 하고, 특히 막걸리 너무 맛있어 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습니다.


핀란드 친구들은 11월 초인가, 11월 중순인가 추울 때 왔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죄다 패딩 입고 돌아다니는데 핀란드인 세 명은 반팔티 입고 돌아다니는 것에 놀랐어요. 핀란드가 워낙 추워서 한국의 초겨울 정도는 반팔 입고 생활할 날씨로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심지어 비원 관람을 위해 줄 서 있을 때 주변의 한국인들은 뜨뜻하게 입고 추워하는데, 더워 하기도 했어요. 추운 나라에서 오래 살면 강해지나봐요. 심지어 속초 겨울바다에서 수영하며 행복해 했어요. 우리는 겨울바다에 뛰어드는 것이 1박2일 벌칙 같은 것이었는데......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속초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 터널 안에 사이렌 울리는 것을 보며 "우리가 왔다고 환영해주나봐"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터널 안에서 졸음방지를 위한 사이렌 시끄럽게 울리는 것을 질색했거든요. 깜짝 깜짝 놀라게 되서요. 그런데 그걸 환영음으로 들을 수도 있다니....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핀란드편 본 이후로는 터널 안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빙긋 웃게 되었어요.

이 분들은 핀란드에 돌아가서 막걸리를 만들어 보고, 김치도 담궈 보았더라고요. 정말 우리 문화를 좋아해주는 것 같아 더 호감이 컸습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영국 익스트림 스포츠 매니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영국편은 60세가 넘은 최고령 출연자가 분량을 톡톡히 뽑아내셨습니다. 처음에 소개할 때는 다른 두 명이 할아버지와 여행을 하는 것이 좀 싫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데이비드 할부지 아주 씩씩하고, 귀여우시기도 했습니다. 데이비드 할부지보다 고령인 아빠 엄마 모시고 해외여행을 할 궁리를 하고 있던 터라, 뭘 좋아하고 어떤 포인트에서 즐거워 하는지 더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영국인 여행자들은 우아한 영국 발음도 좋았는데, 미국식 발음을 쓰는 한국에서 물 주문을 못해 쩔쩔 맸어요. 우어터, 라고 발음하니 못 알아듣더라고요. 아쿠아? 우어터, 우어터 하면서 손짓 발짓 하자, 그제야 "워러? 워러? 워러!" 라면서 물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반대로 영국가서 워러 플리즈 하면 못 알아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국가면 우어터.


우리나라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 봤는데, 영국인들이 와서 스키타고, 번지점프 하고, 패러글라이딩 하면서 신나 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에게는 즐길거리가 참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호감가는 사람들의 특징

첫째로 한국음식을 잘 먹고 좋아해야 호감이 생겼습니다.

프랑스 친구들은 깨작대고 (마르탱은 잘 먹긴 했지만) 아침은 파리바게트가서 빵 사먹고 점심은 굶고 이러니까 볼 게 없었어요. 여행이 아닌 주요 관광지에서 인증샷만 찍은 인도 아재들이 재미났던 것도 한국 음식을 너무나 맛있게 먹고, 푸드트립을 다니는 점에서 더 호감이 컸던 것 같아요.


먹고 사는 것이다 보니, "얘네 나라 음식 별로야" "윽, 그걸 어떻게 먹어?"라는 제스추어를 보이면 재수없었어요.

"우와 이런 것도 먹고, 좋겠다." "한국인들은 좋겠다. 음식이 다 맛있어!" "이거 싸가고 싶어. 정말 맛있어." 이런 이야기를 할수록 호감이 급증했습니다. 특히 김치, 막걸리 등 우리에게 더 없이 흔한 음식들에 감탄할수록 호감이었습니다.


두번째 뭘하든 진짜 재미있어 하면 보는 사람도 즐거웠습니다.

PC방에서 오버워치 하면서 신나 하는 모습에 왜 덩달아 신나던지..... 특별한 일이던 흔한 일이건 간에 여행 당사자가 뿌듯해하거나 즐거워 하면 보는 사람도 즐거웠습니다. 반면 여행하는 사람이 피곤해 하고, 무덤덤해 보이면 보는 사람도 울적해졌습니다. 

거울 신경인지 미러 뉴런인지가 작동하면서 그 사람 감정을 따라하게 되어 그러나봐요.


해외여행 가면 그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존중해주고, 진짜로 신나게 여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자부심 커지는 국뽕 예능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보노라면, 우리에게 흔한 것이 외국인에게는 낯선 것들인 경우가 자주 나옵니다. 흔한 좌식과 젓가락 같은 것 부터, 우리에겐 관광지가 아닌 강남, 명동 같은 곳이 외국인 눈에는 신기한 관광지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곳곳에 번화가들이 많아 그런 것을 일부러 찾아가서 봐야 되는 것이라 생각지 않는데, 외국 (특히 한적한 지역) 에서는 강남, 명동 같이 번쩍번쩍하는 곳들이 없기 때문에 무척 신기하다고 합니다.

예전에 중국 친구가 강남이 좋은 관광지라길래 이상한 소리라 생각했는데, TV보다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외국인 시선에 신기하고 좋아하고, 부러워하면 한국에 대한 국뽕을 거나하게 들이키게 됩니다.

그 점 때문에 비판도 받습니다. 초대하는 친구가 주로 선진국 사람들 또는 우리보다 나은(?) 잘 사는 사람들을 불러서, 선진국 사람도 인정한다는 것에 국뽕을 들이켜게 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핀란드 청년들이 한국을 좋아해 줬을 때 더 기뻤던 이유는 핀란드가 선진국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네팔 시골 청년들이 순박하게 감탄했다면 '쟤네는 못 사는 나라라 그렇구나..' 했을지도 몰라요. 그런 부분들이 조금 불편한 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누군가 (특히 잘 살거나 발전한 나라에서 온) 인정을 해주어야 우리 것이 더 좋게 느껴지고, 혹여 지적 하나라도 하면 당장 바꿔야 할 것 처럼 여기고....

인정 한 마디, 칭찬 한 마디에 국뽕을 거나하게 들이킨다는 것은 그만큼 자존감이 취약한거겠지요. 다른 사람이 인정하거나 말거나 좋아하거나 말거나 우리 것에 대한 자존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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