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벗어나도 현실은 시궁창? 웨스트월드 시즌3 줄거리
웨스트 월드 시즌2 마지막에 들로레스는 공원을 벗어나 인간세상으로 나옵니다. 웨스트월드 시즌3는 인간세상에서 시작하는데, 웨스트월드 바깥의 인간 세상은 무인 자동차, 드론 택시 등이 있는 발전한 세상 같지만 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웨스트월드 시즌3 초반에는 들로레스가 인간 세상을 멸망시키고 호스트로 채우려는 듯 보였습니다. 들로레스는 이전 시즌에서 다른 호스트들을 이끌던 와이어트의 진화된 모습을 보이며 지능적으로 인간 세상에 적응해 차근차근 계획을 진행해 나갑니다. 그 가운데 인간 조력자도 만듭니다. 케일럽인데 이 사람은 군대에서의 PTSD로 인해 괴로워하며 불편한 환영에 시달립니다. 이유는 불분명하나 이 사람은 어쩌다보니 들로레스의 계획에 참여해 끝까지 함께 합니다.
무시무시한 인공지능, 르호보암의 세계
들로레스의 주적이 누구인가 하니, 인간세계의 빅빅빅 데이터 총체 같은 르호보암 이었습니다. 르호보암은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대부분을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세락은 르호보암의 창시자이자 인간 세계의 질서를 사랑하는 보이지 않는 질서 유지자였습니다. 처음에 세락은 인간세계의 수호자 같았습니다. 르호보암의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들로레스가 무언가를 꾸민다는 것을 파악하고 들로레스를 막으려고 듭니다. 세락의 의도가 상당히 공익적으로 보였으나, 인간세계 질서 유지에 매몰된 나머지 세락이 어느 정도 미쳐있는지 드러납니다. 세락은 질서 유지에 방해가 되는 존재들을 제거해 왔던 겁니다. 심지어 르호보암의 공동 창시자인 자신의 친 형도 아웃라이어라는 이유로 제거하고, 다른 아웃라이어들을 죽이거나 잡아다가 냉동시켜 버립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세계가 별 탈 없이 굴러가게 했던 겁니다. 세락의 미친 짓은 여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간세상의 질서 유지를 위해 사람들의 운명을 모두 르호보암이 정해놓고 정해진 역할에 따라 움직이게 하고 있었습니다. 공원의 호스트들과 똑같았던 것이죠.
(세락 역의 빈센트 카셀이 오션스 트웰브와 오션스 13에 나왔던 인상이 강하게 남아 있었는데, 여기에서도 매력적인 악역입니다.)
들로레스 vs 르호보암
웨스트월드 시즌3는 들로레스의 1:17의 싸움 같았습니다. 같은 호스트인 버나드, 메이브도 들로레스를 이해해 주긴 커녕 들로레스를 막기 위해 애썼습니다. 들로레스 vs 세락으로 대표되는 르호보암과 인간세계, 호스트 들의 싸움이었습니다. 들로레스는 이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자기 자신을 복제해서 대응했습니다.
모두 들로레스를 막으려 들었던 이유는 들로레스가 인간 세상을 멸망시키려고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웨스트월드 시즌3 마지막 화에서 드러난 들로레스의 진심은 반대였습니다. 들로레스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았고, 인간들에게 자유 의지(free will)을 돌려주고 싶어했습니다. 들로레스 자신도 자유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마지막 죽음을 선택하고 싶어했고요. 들로레스는 파멸자가 아니라 구원자 였던 겁니다.
결과는 들로레스의 승리입니다. 들로레스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의 운명이 르호보암에 의해 다 결정되고 있었고, 자유의지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는 사실을 폭로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희생해서 르호보암에 들어감으로써 르호보암을 없앱니다.
들로레스의 숭고한 희생으로 인해 들로레스를 오해하고 막으려 들던 버나드와 메이브가 또 다른 각성을 합니다. 지금까지의 웨스트월드 줄거리와 달리 웨스트 월드 시즌3 결말은 가장 훈훈하고 아름답게 끝나는 듯 했습니다.
웨스트월드 시즌4 떡밥
그러나 웨스트월드가 그럴 리가 없죠. 아름다운 결말 뒤로 웨스트월드 시즌4 떡밥이 던져졌습니다. 각성을 통해 구원자 쪽으로 돌아선 듯한 버나드와 메이브와 달리 이 상황에 분노한 두 명이 남아 있었던 겁니다. 바로 윌리엄과 샬롯 헤일입니다. 웨스트월드 시즌3 샬롯 헤일의 정체는 들로레스의 복제였습니다. 다른 들로레스의 복제가 맡은 역할에 순순히 따랐던 것과 달리 샬롯 헤일은 자신만의 계획을 만들어 막판에 들로레스를 방해합니다. 그리고도 무언가 또 다른 계획이 있었습니다.
시즌3 내내 정신병원에 갇혀 고생했던 윌리엄이 델로스의 중동 지사에 찾아오자, 인간 윌리엄을 죽이고 호스트 윌리엄으로 대체한 겁니다. 들로레스의 복제품 샬롯 헤일이 꾸미는 일이 대제 무엇인지 짐작도 안 가는 상황에서 끝이 났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즌4에 무언가 일이 벌어질 것이란 것 뿐 입니다.
따뜻한 떡밥도 있었습니다. 들로레스가 '키(key)'를 버나드에게 남긴 것 입니다. 그 키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로 끝났고, 버나드는 들로레스의 진의를 알겠다는 듯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걸 바탕으로 보면 웨스트월드 시즌4는 뭔가 공격적이거나 파괴적 의도를 갖고 있는 듯한 샬롯 헤일과 그것을 막으려는 착한 놈 버나드의 대결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시즌에서 역할이 미미했던 메이브가 뭔가 역할을 할 수도 있고, 급 인간세계의 중요 인물이 된 케일럽도 뭔가 할 수도 있습니다.
웨스트월드는 매 시즌 뭔가를 던지고, 답을 찾고, 더 난해한 떡밥을 던집니다. 다음 시즌에 그 답이 나오려나 기대하면서 보지만, 다음 시즌은 또 다시 난해해요. 시간 흐름을 왔다 갔다 하면서 보여주기 때문에 결말 쯤에 이르러 과거가 밝혀지면 대 반전이 나오기도 하고요. 그나마 웨스트월드 시즌3는 케일럽의 과거사로 왔다 갔다 하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는 쭉 흘러가는 전개라 이전 시즌보다는 이해하기 편했습니다. 웃긴 건 매 시즌마다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고 난해한데 묘하게 재미가 있어서 안 볼 수는 없다는 겁니다. 다음 시즌4 나오면 또 다시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매주 열심히 보고 있을 듯 합니다...
잡담. 샬롯 헤일 역의 테사 톰슨 임신?
샬롯 헤일 역의 테사 톰슨이 임신을 한 듯 합니다. 6화 이후 7화 8화에 나오는데 점차 얼굴이 푸석푸석하게 부어 있고, 배가 드러나지 않는 옷들을 입고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극 끝나고 나서 들로레스, 메이브, 샬롯 헤일을 맡은 에반 레이첼 우드, 샌디 뉴튼, 테사 톰슨이 같이 찍은 사진을 봐도 임신을 한 듯 합니다. 그냥 건강의 문제일 수도 있고요.
임신인지 아닌지 정확지는 않으나 외모 변화를 눈치챌 수 있게 된 것을 보니 웨스트월드 시즌2와 3를 보며 테사 톰슨이 친숙해 졌나 봅니다. 웨스트 월드 뿐 아니라 토르의 발키리 등으로 나와서 익숙해서 그럴 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