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연속극 :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초반에 "넷플릭스 곤도 마리에 TV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를 보면서 별로라 생각했는데, 별로여서 자전거 탈 때 켜놓기 딱 좋았습니다. 재미가 없으니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되고, 대충 화면을 보면서 정리가 잘 된 집들을 보면 기분이 개운해졌거든요.
욕하면서 본다고... 그러다가 끝까지 다 보았습니다.
작은집 일수록 효과 확실
집이 크면 정리를 해서 더 시원해 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으리으리한 집에 사는 분들은 정리에 대한 갈망이 덜했습니다. 집이 넓고 좀 더 쳐박아 둔다고 큰 일 나는 것 아니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가 봐요. 반면 작은 아파트, 작은 집은 보다 적극적이었습니다. 집이 좁고 스트레스를 받으니, 어떻게든 정리해서 홀가분하고, 들어오고 싶고, 편안해서 집에 오래 있고 싶은 곳을 만들어야 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였어요.
작은 집에 엄청나게 너저분했던 짐들을 어느 순간 싹 정리해 놓은 것을 보면 제 마음도 산뜻해졌습니다.
곤마리 정리법
별거 없네 하면서 봤는데, 10편을 보노라니 나름 방법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준비단계. 집에게 곤마리 자신을 소개하고, 집에게 감사기도를 드린다.
바닥의 에너지 좋은 곳을 찾아 자신을 소개하고, 집에 감사한 마음을 가집니다. 외국인들이라 이상하게 쳐다보다가, 같이 하자고 하면 뜻밖에 좋아합니다.
첫단계. 각자의 옷을 산처럼 쌓아라.
침대 위 (정리 안 하면 잠 잘 곳이 없기 때문에 침대에 쌓으면 더 열심히 하는 듯 함) 등에다 옷을 전부 다 꺼내서 산더미처럼 쌓습니다. 한 데 쌓으면 자신의 옷이 얼마나 많은지 눈으로 보며 실감을 합니다. 그리고 나서 한 벌 한 벌 만져보며 설레지 않는 것들은 그동안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며 보내줍니다. 보내줄 때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는 것이 포인트 입니다. 옷 중에는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옷, 추억이 있는 옷들도 있어서 그냥 버리려면 죄책감을 느끼거든요. 그동안 고마웠어. (더 적합한 주인 만날거야) 같은 인사를 하면서 보내면 정리가 수월해집니다.
2단계. 주방 또는 서재 등의 잡동사니를 정리하라.
책이 많은 집은 두 번째로 책을 정리했고, 주방이 어수선한 집은 주방을 정리했습니다. 1단계와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전부 꺼내 한 데 모읍니다. 얼마나 많은지, 같은 것을 여기저기에 중복되게 가지고 있지 않은지 등을 확인하고, 설레는 것들만 남깁니다.
3단계. 기타 공간
집에 따라 차고를 정리하기도 하고, 손님방 등을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4단계. 추억의 물건을 정리하라.
마지막으로 정리 능력이 향상된 후에 추억의 물건을 정리합니다.
10편을 보노라니, 당장 제 옷들을 산더미처럼 쌓아서 분류해 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습니다. 그리고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시즌1로 끝나지 않고 시즌2가 또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화 볼 때는 이거 뭐야, 이랬는데... 묘하게 중독성(?) 있는 정리 프로그램이에요.
- 정리 방법 책 세 권: 정리의 기술, 우리집엔 아무것도 없어, 거의 모든 것의 정리법
- 미니멀리스트, 원조 미니멀리스트 책다운 담백하지만 묵직한 책
- 버리면 버릴수록 행복해졌다, 설레는 물건 남기기보다 언짢은 물건 버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