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영화 : 뒤늦게 본 명작 영화 버킷리스트 감상 & 버킷리스트 뜻
작년 여름 어느 날 이었습니다. 10시가 되기 전 잠자리에 누워 뒹굴대다 영화 한 편 보고 자면 좋을 것 같아서 보았던 영화 입니다. 낮에 보던 드라마 마르코폴로를 이어서 볼까 생각했다가, 자기 직전에 권모술수가 횡횅하는 동영상을 보면 꿈자리가 뒤숭숭해 질 것 같았습니다. 뭔가 편안하고 행복해지는 영화 보고 싶어 넷플릭스를 뒤적이는데, 버킷리스트가 눈에 띄었습니다.
개봉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영화를 안 본 사람도 버킷리스트는 써보게 만들었을 만큼 큰 영향을 미쳤던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그 때 버킷리스트 안 적어본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적지는 않았어도 말이라도 한번씩 해 본 것 같아요. 시한부 인생이 된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이 뭐냐고. 혹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 뭐냐고..
(스포 있습니다)
영화 버킷리스트 줄거리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두 주인공인데, 잭 니콜슨은 병원을 여러 채 소유할 정도로 부자이고 모건 프리먼은 카센터를 운영하는 소시민 입니다. 그러던 사람들이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같은 병실에 입원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엄청난 부자와 소시민이 같은 병실을 쓸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하지만, 잭 니콜슨이 어마어마하게 돈을 밝히는 운영자여서 "내 병원은 무조건 2인 1실. 예외는 없다." 라고 하며 환자를 같은 병실에 집어 넣어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려고 했던 것 때문에 병원 소유주인 자신조차 2인 1실의 좁은 병실에 입원해 치료받게 됩니다.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은 극단적인 두 인생을 보여줍니다. 돈 vs 가족.
잭 니콜슨은 오로지 돈돈돈 하느라 사람이 없고, 모건 프리먼은 가족을 위해 살아온 덕분에 가족은 있지만 돈이 없습니다. 성품, 삶에 대한 자세도 꽤 다른데, 상대적으로 덤덤한 모건 프리먼이 어느날 죽기 전에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종이에 적어보다가 버리는데, 그것을 잭 니콜슨이 보게 되고 함께 해보자고 합니다. 자신이 해보고 싶은 것들도 쓱쓱 적어 넣어 둘의 버킷리스트가 됩니다.
돈은 많은 잭 니콜슨과 꿈은 있으나 돈이 없던 모건 프리먼과 세계를 누비며 죽기 전에 해보고픈 일들을 합니다.
그리고 차례로 세상을 떠납니다.
영화 버킷리스트 줄거리는 명료하나,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것은 복잡하고 풍성합니다. 웃기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세계를 누비며 하고 싶던 일을 하면 마냥 좋을 것 같은데 그렇지 만도 않습니다.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죽기 전에 하고팠던 일을 하는 것보다 돌아와 치료를 받고 조금이라고 연명하길 바라면서 갈등이 생기고, 날씨나 환경 때문에 문턱에서 못하게 되는 일도 있어서 꿈 꾼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받아들여야 하고, 시한부 인생이라 갑자기 건강이 허락치 않기도 합니다.
모건 프리먼의 모습에서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아빠의 모습이 겹쳐보여 더 짠하기도 하고, 산다는 것에 대해 여러모로 돌아보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버킷 리스트뜻, bucket list 어원
영화를 보다 궁금해졌습니다. 왜 버킷 리스트일까요? 버킷이 양동이 말고 다른 뜻이 있는 걸까요??
버킷, 버켓 (bucket)은 양동이 입니다. 바께스라 불리는 그것. 사전을 찾아봐도 양동이라고 나오니 한국인인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영어 숙어를 검색해 보니, 버킷리스트의 어원은 kick the bucket 에서 왔다고 합니다. 양동이를 찬다는 것은 또 무슨 뜻일까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자살할 때 양동이를 밟고 올라서서 목을 맬때, 양동이를 차 버린다는 뜻이라고도 하고, 중세 유럽에서 사람이 죽어서 누우면 시신을 닦기 위해 양동이에 성수를 담아 두는데, 성수를 쏟아 시신을 닦기 때문에 죽는다라는 의미로 kick the bucket 이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아무튼 그들에게 kick the bucket 은 죽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버킷리스트 의미는 (before) kick the bucket (to do) list 라는 뜻으로, 양동이를 차기 전에 (죽기 전에) 할 일 목록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