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책장 : 마스다 미리 주말엔 숲으로, 시골로 이사간 싱글 도시여성 생활기
주말엔 숲으로도 마스다 미리 수짱 시리즈 만화에 묶어 팔길래, 흘깃 넘겨보니 주말엔 숲으로에는 수짱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냥 같은 작가의 작품이고, 주말엔 숲으로도 싱글 여성들의 이야기라 기획으로 묶어 놓았던 모양입니다.
주말엔 숲으로는 도쿄에 살던 싱글 여성 히야카와가 시골로 이사하며, 주말에 도쿄 싱글녀 마유미와 세스코가 종종 놀러오며 풀어가는 이야기 입니다. 히야카와가 갑자기 도쿄에서 시골로 이사간 이유는 경품으로 자동차가 당첨되었는데, 도쿄에서는 주차장 있는 집을 구하기 어려워서 였습니다. 히야카와는 놀라운 적응력으로 주위 어르신들과도 잘 지내고 자연에도 적응하며 지냅니다. 어른들께 기모노 입는 법 강의를 하고, 일을 도와드리고 채소를 얻기도 하고요. 다소 도인같은 느낌이고, 마유미와 세스코는 이런 히야카와와 시골을 찾아 와 도시에서 찌든 짐을 내려놓고 갑니다.
숲길을 걷고, 자연을 배우고, 그 때 느낀 것을 도시 생활에 다시 적용하며 마음을 풀어갑니다. 그러나 마스다 미리의 만화가 '이렇게 하면 풀릴 것이다'라고 답을 알려주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작게 적용하고 작게 풀릴 뿐 입니다.
주로 마유미, 세스코가 번갈아 오다가, 새해가 되었을 때 셋이 모입니다.
일본의 싱글 여성이나 한국의 싱글 여성이나... 아니 남녀를 구분할 필요없이 직장생활하고 사는 것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딜가나 짜증나게 하는 사람은 있고, 별 것 아닌 일로 마음 불편해지는 것도 있고요.
주말엔 숲으로도 마스다 미리의 다른 만화처럼 무척 공감이 됩니다. <주말엔 숲으로>를 읽기에 앞서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를 읽었는데, 거기에서 버섯체험, 야간 하이킹 체험하던 장면이 나옵니다. 그 때의 소재를 얻은 것이 주말엔 숲으로에 등장해서 만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주말엔 숲으로를 읽다보니 자연을 벗삼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도 산자락에 살고 있지만 산에 절대 가지 않는 것을 보면, 산 또는 자연에 가깝게 산다고 해서 누구나 히야카와처럼 잘 적응하며 사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러웠습니다. 시골에 있든 도시에 있든 자주 뭉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예전에는 이렇게 어울릴 친구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이런 친구들이 없다는 것이 쓸쓸했어요.
한때나마 동맹을 형성했던 싱글 친구들이 있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긴 하나, 싱글 여성 동맹은 얼음판 동맹 같았습니다. 언제든 날이 따스해지고 봄이 오면 깨집니다. 우리 우정 영원하자고 말은 하지만, 언제든 남자친구가 생기면 친구를 배신할(?) 준비가 되어 있거든요. 기껏 친구를 위한 배려라고 해봤자 자신이 남자친구 생길 때 친구도 남자친구가 생겨서 같이 커플 모임 하자는 정도 입니다.
어쩌면 싱글 동맹이란 쉽지 않은 것이기에 싱글 친구들의 이야기가 책, 영화 등으로 다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스마 미리 만화 &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