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책장 : 무라카미 하루키 고양이 그림책 동화, 후와후와
우연히 박완서 선생님의 동화책 <7년동안의 잠>을 읽고 좋았습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무라카미 하루키 동화책을 빌려왔습니다. 하루키 잡문집 초반에 등장하는 삽화가 안자이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후와후와는 구름이 가볍게 두둥실 떠 있는 모습, 커튼이 살랑이는 모습, 고양이털처럼 보드랍고 가벼운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몽글몽글, 보들보들, 사르르 사르르 적당한 말을 떠올려 보았지만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가볍고 따스한 동화책을 기대했으나, 하루키의 후와후와는 사뭇 현학적이었습니다. 짧은 글이나 찰떡같이 와 닿는 것이 아니라, 저 멀리 떠 나가는 남의 이야기 같았습니다. 짧은 책임에도 읽기가 어려워 넘기는 찰나, 뒷 부분의 '이야기'는 술술 읽혔습니다.
앞서 현학적으로 찬양한 털이 보들보들한 늙은 암코양이는 하루키가 키웠던 단쓰라는 고양이 였습니다. 단쓰는 아가때 하루키 집에 온 것이 아니라 성묘일 때 왔다고 합니다.
고양이는 두 번이나 한 시간도 더 걸리는, 족히 4~5km 떨어진 예전 주인의 집으로 갔다고 합니다. 고양이도 옛 집과 옛 주인을 찾아 간다는 것에 뭉클해졌습니다.
상자에 넣어 짐칸에 태우고 왔는데도 어떻게 길을 찾아 갔습니다. 그러나 두 번을 찾아가고, 세 번째 다시 데려오자 더는 전 주인을 찾아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 곳이 자신의 새 집이려니 한 것 같다고....
주인들은 네가 키울래, 라면서 소유권(?)을 넘기는 것이나 고양이 입장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유괴당한 기분이 들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후와후와에서 가장 남는 부분은 고양이도 전 주인을 그리워하며 어떻게든 길을 찾아서 되돌아 가기도 한 다는 것이었습니다.
- 박완서 그림 동화 7년동안의 잠, 어른이 읽기에도 좋은 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