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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다 결혼하다, 방콕 배낭여행에서 결혼한 커플 여행기

· 댓글개 · 라라윈

무중력 책장 : 여행하다 결혼하다, 방콕 배낭여행에서 결혼한 커플 여행기

서른살의 철학자, 여자 블로그에도 간략한 소회를 올렸는데, 무중력서재 한 켠에도 꽂아두고 싶은 책입니다.

<여행하다 결혼하다>가 너무 재미나서 두 번 읽었을 뿐 아니라, 이 책 이후로 여행 에세이를 읽게 되었거든요. (이전까지는 여행에세이에 재미를 못 느꼈음)


미노 여행하다 결혼하다


육로로 국경을 넘어보지 않았다면 여행을 논하지 말라

한국인들은 크게 동의하지 않지만, 한국은 사실상 섬나라입니다. 육로로 여행할 수 있는 나라가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통일이 되기 전까지 어느 나라를 가든 비행기나 배를 타고 갈 수 밖에 없어요.

더욱이 저는 배낭여행과는 일억광년쯤 먼 캐리어 돌돌 족이라, 육로 이동 같은 것은 고려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애초에 장기 여행을 가 본 적도 없기 때문에, 기껏해야 도시 하나를 더 보는 정도의 욕심을 내는 것이 전부였어요. 홍콩 갔다가 마카오 간게 국경 넘은 여행이라 해야되려나...


그러나 미노(이 책의 저자)와 시티맨(방콕에 배낭여행 갔다가 만나 결혼하게 된 미노 남편)은 즉흥적으로 방콕에서 라오스, 베트남, 중국 등을 넘나듭니다. 그리고 육로로 국경을 넘어보지 않았다며 여행을 논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비자, 기타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도 두렵기 때문에 한국에서 다 해결을 하고 갔던 터라, 즉흥적으로 남의 나라 국경을 넘으며 비자 문제를 해결하거나, 장기 체류를 위해 다른 나라에 잠깐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편법 같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신세계 였습니다.



발길이 가는대로 흐르는 여행

저는 여행가기 전에 엑셀을 펴는 사람 입니다. 보통 플랜 A, B, C 정도가 있어서, 저에게 즉흥적으로 마음가는 곳에 갔다는 의미는 원래 A,B,C를 다 하려고 했는데 A에 끌려 B,C를 포기했다는 정도 입니다. 또는 A를 하려고 했는데 C를 먼저 했다는 것이 저의 발길 흐르는대로 하는 여행이었어요. 결국 전혀 발길 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은 철저한 계획 범주 내에서 이루어 졌습니다. 아주 드물게 길을 헤매어서 뜻밖의 경로로 접어들었거나 사전에 검색해 놓은 곳이 문을 닫아서 우연히 다른 곳에 가게 되는 일 정도 있을까요....


그러나 미노와 시티맨의 여행은 흐릅니다. 발길이 가는대로, 좋은 곳에는 오래 머물고, 느긋이 그 곳 사람처럼 생활을 합니다.

그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완벽한 계획 속에 계획 달성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 같아 보여서...



연인과의 여행

남친과 여행가서 남친에게 더 반했던 적이 있습니다. 친구와 여행가서 더 친해진 적도 있고요.

그러나 저는 여행을 별로 안 가서 운 좋게 그랬던 것 같고, 함께 여행을 가서 (특히 배낭여행 같이 힘든 여행을 가서) 싸우는 경우가 참 많다고 합니다.


미노와 씨티맨은 대놓고 수시로 싸웁니다. 여행 때문만이 아니라 둘의 가치관, 도시와 오지를 대하는 취향 자체가 극과극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미노는 자연파이고 시티맨은 도시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미노는 영어를 좀 하고, 시티맨은 왜 우리가 영어를 해야 하냐며 한국어를 쓰는 남자 입니다. 여기저기 충돌할 요인이 다분해 보입니다.


그 중 언어 문제는 제 친구 생각이 나서 미노 입장이 공감이 갔습니다.

옛날 보경이가 저를 데리고 교토에 갔을때, 상당히 피곤해 보였어요. 저는 고작 할 수 있는 일본어가 ㅇㅇㅇ 도꼬 데스까? 와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정도입니다. 질문은 했으나 답을 알아들지 못해요. 그러나 일본에 가서 일본인에게 말거는데 재미가 붙었던터라, 수시로 아무나 붙잡고 질문을 해댔고, 제가 사고를 쳐놓으면 보경이가 상대의 답을 듣고 길안내를 해주곤 했습니다. 어느 순간 "알아듣기 피곤해. 그만 물어봐~~~" 라며 애교스럽게 던졌는데, 100% 진심이 담긴 말 같았습니다.

아마도 영어를 열심히 하지 않으며 말 거는 것은 좋아하는 시티맨과 함께 다니는 미노 심정이 제 친구 보경이와 비슷했을 것 같습니다.



방콕에 배낭여행가서 만난 남자와 급작스럽게 결혼을 하게 된 것만으로도 독특한데, 찰지게 풀어내는 이야기가 재미나서, 미노 작가의 신작은 없는지 작가 블로그를 뒤지며 팬질도 했었습니다. (없어요....ㅠㅠ)

문득 생각나니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미노 작가의 책 이후로 읽기 시작한 여행 에세이]

- 나는 더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부부 세계여행 경험담

- 마스다 미리 여행 에세이, 잠깐 저기까지만

- 느링느링 해피엔딩, 딸 때문에 강제 세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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