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책 '내공' 후기
"인생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 실은 처음 책을 집어든 것은 이 문장을 거꾸로 읽으며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것"이라고 제 멋대로 읽고는 '역시 조용헌 선생님!'이라고 혼자 감탄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내공이라는 제목처럼 내공을 기르는 방법을 서두에 알려줍니다. (그런데 이 내공을 기르는 방법은 선생님의 다른 책에서도 소개하신 적이 있는 내용입니다)

내공을 기르는 방법
내공을 기르는 방법은 독서와 여행입니다.
4~6쪽 - 내공을 기르는 방법은 첫 번째 독서다. 독만권서가 그것이다. 만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한자문화권에서 2천 년 이상 전해 내려오는 내공 단련법이다. (중략)
독만권서와 함께 대구를 이루는 것이 행만리로이다. 만리를 여행해 보는 일이다. 돈과 시간이 된다면 해외여행도 많이 해볼 일이다. 그래야 스파크가 튄다. 머리에 든 게 있어야 여행을 다닐 때 스파크가 튄다. (중략)
'행만리로'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스승, 즉 사부를 만날 가능성도 있다. 강호의 고수는 여행 다니면서 만나는 경우가 많다. (중략)
내공이 축적된 최고의 경지는 '샬롬'이다. (중략) 내면의 펴와를 지칭한다. 존재 자체로 내면세계가 평화로운 사람. 즉 샬롬의 상태에 있는 사람은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이란 말인가!
책 속 문장
아마도 선생님이 칼럼으로 기고하셨던 글을 모아 출간한 것인 듯 합니다. 읽다가 와 닿는 문장을 모아두었습니다.
27쪽. "공자 문하에서 친구 사귀는 도리는 학문을 매개로 사귀고 친구의 인격을 고양시켜 주는 관계가 되어야 하며, 시장 바닥의 사귐과는다른 것이다. 시장 바닥의 친구 관계는 서로 이익이 다하면 길거리에서 스쳐지나가는 사람처럼 된다."
29쪽. 사회과학의 관심은 온통 사회구조적 문제에 있었지 자기 자신의 사욕과 이중성에 대한 성찰은 빠져있었다. 사회를 분석하고 타인의 흠결을 송곳처럼 지적하는 데에는 능숙하지만 자기 오류를 인정하고 허물을 반성하는 공부는 하지 않았다. 모든 게 사회악 탓이었다.
31쪽. 도와 돈이 둘이 아니다. 돈을 멀리하고 면벽참선만 한다고 해서 도가 통하는 것도 아니다. 돈을 버는 과정에서 도가 닦인다. 뭐가 닦인다는 말인가. 자존심이다. 돈 앞에서는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다른 상황에서는 여간해서 자존심이 잘 안 버려지지만 돈 앞에서는 자존심이 버려진다. 돈은 화염방사기이다. 화염방사기로 자존심을 지져버린다.
47쪽. 유머가 많고 즐거움을 주는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사실은 귀한 사람이다.
53쪽. 색계에서 인간을 매혹하는 두 가지 대상은 돈과 셋스다. 인간은 이 두 가지에 매혹당해서 돌진한다. (중략) 돈이야말로 색계의 대마왕이다. 대마왕 앞에서 너나없이 똘마니가 된다. 그런데 이 가장 강력한 힘, 실체가 가상 화면에서 명멸하는 숫자로 존재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건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이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64-65쪽. 삼매는 눈에 보이는 이 세계를 잠시 잊고 다른 세계로, 망아의 세계로 인도한다. 수행자는 삼매에 들어갈 수 있어야 지혜가 생긴다.
76쪽. 역사라고 하는 게 승자의 기록이라면 문학은 패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79쪽. 중국 송나라 유학자 정이는 인생에 '세 가지 불행'이 있다고 말했다. 소년등과일불행(어린나이의 성공), 석부형제지세(잘난 부모와 형제를 둠), 유고재능문장(타고난 재주가 많음), 모두 오만과 교만, 독선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87쪽. 진공묘유. 불변하는 실체 없이 여러 인연의 일시적인 화합으로 존재하는 현상. 즉 '비어(空)' 있으므로 '생성(有)'과 변화가 가능해진다. 불교의 공부란, 이 공의 상태로 들어가는 것, 쉽게 말하면 마음을 비우는 무소유, 주관이 아닌 객관으로 바라보는 데 있다.
115쪽. 가장 최악의 조건이 때로는 가장 큰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다. (중략) 현실의 고난과 악조건은 의복과 같아 벗어버리면 될 뿐 "외화外華를 쫓지 말고 자기의 참된 모습과 함께 살라"는 것이 선생ㅇ의 가르침이다.
131쪽. 세간을 떠나서 깨달음을 구한다면 마치 토끼뿔과 거북털을 구하는 것과 같다.
197쪽. '박기후인'이 체질화되어 있다. 자기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대한 태도가 선비 집안의 가풍이다. '내로남불'의 반대말이라 하겠다.
책 속에서 추천한 다른 책
한형조 <성학십도: 자기 구원의 가이드맵>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찬주 <시간이 없다> (불광출판사)
197쪽까지 읽고 반납했습니다.
조용헌. (2024). 조용헌의 내공. 서울: 생각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