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작곡가의 공식 데뷔무대, 국립국악관현악단 "공존 Survive"

인간 작곡가와 인간 연주자는 AI와 어떻게 함께 하게 될지 엿볼 수 있는 연주회

AI를 활용해 작곡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AI가 작곡을 해 줄 뿐 아니라, 연주도 하고, 노래도 해 줍니다. 이런 시대에 인간 작곡가와 인간 연주자는 AI와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비단 음악 분야에서만 고민되는 질문이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고민되는 질문입니다. 이에 대해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아주 흥미로운 답을 하나 내 놓았습니다. 아예 AI를 작곡가로 위촉해, AI가 만든 곡을 한국 정상급 국악 연주자들이 연주해 무대에 올리는 것 입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는 믿고 듣는 연주이나, AI가 작곡한 국악관현악은 어떨까요? 

 

 

공존 Survive 공연 구성 & 진행

저는 공연명이 '공존'인 줄 알았는데, 디자인처럼 보이는 Survive까지 제목이었습니다. "공존 Survive"로 AI와 공존할 것인가, 생존할 것인가. 하는 의미였나 봅니다. 

 

국립극장 AI 작곡가 무대, AI작곡가, 공존survive

 

작곡은 AI(포자랩스)이고, 특별히 AI작곡가로 공식 데뷔하는 이 AI에게는 '지음'이라는 이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회는 알쓸신잡에 나오셔서 뇌과학자로, 그리고 카이스트 교수로 유명하신 정재승 교수님이 보셨습니다. 사회가 왜 필요한가 했더니, AI가 국립극장에 작곡가로 공식 데뷔하는 무대인 만큼, AI 지음을 인터뷰 하면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어떤 의도로 곡을 작곡했는지, 어떻게 인간 연주자와 협업을 했는지, 무엇을 담고 싶었는지 등을 질문하면, AI는 근사한 답을 주었습니다. 사회를 맡은 정재승 교수님은 리허설과 달리, 매번 다른 답을 내놓고, 때로는 더 근사한 답을 내놓아 깜짝깜짝 놀라고 있다고 했습니다. 
달오름 극장 무대 위에 설치된 네모난 화면이 지음이 답하는 스크린이었습니다. 

 

달오름극장, 달오름극장 무대

 

달오름 극장에서 진행된 만큼, 평소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 보다는 조금 작은 규모의 연주입니다. 

공연 구성은 AI 작곡가 지음이 작곡한 곡을 국악관현악 작곡가 선생님들이 편곡하고, AI가 잡은 컨셉에 따라 인간 작곡가가 작곡을 한 곡도 있고, AI가 작곡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연주를 함께 하기도 하고, AI가 작곡하고 비트를 깔며 함께 연주하는 곡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AI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다 해본 듯한 무대였습니다. 

 

연주 마지막 즈음에, 정재승 교수님이 지휘자 정예지 선생님께 AI 작곡가와 협업하고, AI와 함께 연주까지 하는 것이 어땠는지 질문을 했습니다. AI가 비트를 깔고, AI가 노래를 한 곡이 있었는데, AI의 경우에는 무조건 '정박'인 점이 맞추기가 조금 어려웠다고 합니다. 인간연주자의 경우에는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어떤 부분은 조금 더 길게, 조금 더 약하거나 강하게 등의 강약조절과 박자조절이 있고, 연주자의 해석에 따라서도 박자가 조금 달라질 수 있는데, AI는 그렇지 않다보니 조율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공존 Survive" 커튼콜 & 정재승 교수님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AI 작곡가 데뷔 무대를 엄청난 연주로 잘 성공시키셨습니다. 커튼콜에서 이 날 무대를 빛내신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자분들을 담아두었습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사회를 맡으셨던 정재승 교수님도 커튼콜에서 살짝 인사를 하시고 들어가셨습니다. 

 

정재승 교수, 국립국악관현악단

 

커튼콜을 짧게 담은 영상입니다. 

 

 

AI 작곡가의 국악관현악 작곡 & 협연에 대한 짧은 감상

AI 작곡가가 국악관현악을 작곡하고 협연한다는 자체가 너무나 놀랍고 실험적입니다. 그 자체로도 이 공연은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음악이 좋았느냐고 물으신다면.... 음.... 다시 찾아듣고 싶은 곡은 아니었습니다. 국악관현악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들었는데도 너무 좋고, 틈나면 또 듣고 싶은 곡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날 들은 곡들은 괜찮은데 그렇다고 매력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중저가 뷔페 같았다고 할까요. 화려하고 잘 차려져 있는데, 막상 손 가는 것이 별로 없고, 한 번 먹고 나면 또 담아오고 싶지는 않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어쨌거나, AI 작곡가의 데뷔가 국립극장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협연이라는 것 자체가 AI 작곡가의 위상을 실감하게 한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은 더욱 더 진화한 것을 보여줄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