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영화 : 밴티지 포인트
독특한 영화였습니다. 영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통령이 저격 당합니다. 처음에 방송국 시선에서 보여주고, 다음으로 경호팀 시선, 관광객 아저씨의 캠코더 시선으로 보여줍니다. 자꾸 되돌아 가는게 지겨울 무렵, 범인의 시선이 나오는데 아주 충격적입니다. 하나의 사건을 여러 시점으로 재구성해서 보여주면서 조각을 하나씩 던져주며 조여들어가는 것이 흥미진진했습니다. 굉장히 재미있게 보아서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봤습니다. (감상 중에 스포 노출 있습니다)
밴티지 포인트 줄거리
방송국 시점
방송국에서 정상회담을 중개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책임 PD가 시고니 위버라 벌써 기대하면서 보게 되는데, 영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스페인 시장이 저격 당하고, 이어 미국 대통령이 저격 당해 쓰러집니다. 영화인데도 충격적이에요. (대통령이 벌써 죽다니!)
(영화 끝까지 보고 나니, 시고니 위버가 단역이었다는 것도 충격이었습니다. 방송국 시점 초반 외에 안 나와요.)
경호팀 반스 시점
다시 사건이 일어나기 전 12시로 돌아갑니다. 경호팀 (빨간 넥타이) 반스는 대통령 대신 총에 맞아 요양하다가 이번에 복귀한 베테랑 경호원 입니다. 대통령이 눈앞에서 저격 당하자 잠시 이성을 잃지만,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뛰어다닙니다. 반스는 단상으로 뛰어 올라온 수상한 용의자 (스페인 경찰)을 잠시 취조하다가, 이 상황을 찍고 있는 관광객 캠코더를 확인하고, 이어 방송국 필름을 확인하다가 단서를 잡아 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알려주진 않아요)
스페인 경찰 (시장 경호원) 시점
다시 시간이 되돌아 가고, 스페인 경찰 시점으로 보여줍니다. 시장 경호원으로 무장했다고 하며 검문 없이 통과한 뒤, 사귀는 여자에게 수상쩍은 가방을 건네줍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쓰러지자 쏜살같이 무대로 달려드는데, 경호원 같지 않은 차림의 남자가 무대 위로 뛰어들자 미국 대통령 경호원들이 저지합니다.
경호원들 입장에서는 대통령 저격 직후 웬 남자가 뛰어드니 의심부터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스페인 경찰이라고 밝혀도 정신없는 가운데 놓아주질 않습니다. 하지만 이 때 폭탄이 터지고 남자는 경호원들을 따돌리고 미친듯이 달립니다. 경호원들은 수상한 남자를 놓치지 않으려고 죽어라 달려갑니다. 남자는 간신히 경호원을 따돌리고 사귀던 여자와 만나기로 했던 고가 밑으로 가서 누군가와 만납니다.
"내가 살아 있어서 놀랐나?" 라고 하는 것을 보니, 범인과 접촉한 것 같은데, 여기서 스페인 경찰 시점이 끝납니다.
관광객 시점
스페인에 여행 왔던 미국 남자는 미국 대통령 연설에 흥분하며 모든 것을 캠코더로 찍고 있었습니다.
연설 장면을 찍다가 경호원 반스가 뒤를 확인하는 것을 보고 뒤 돌았다가, 유리창 커텐 안 쪽에 사람을 봅니다. "저기 사람이 있으면 안 될 것 같은데.." 하는 찰라, 대통령이 저격 당하고, 폭탄이 터지고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남자는 경호팀에게 협력하며 촬영한 것을 보여주다가, 반스는 방송국 차로 뛰어가고, 다른 경호원들은 용의자 스페인 경찰을 쫓자 그 뒤를 따라갑니다. 그러면서 무조건 다 찍어요. 남자의 캠코더에 범인과 단서가 다 담긴거죠. 스페인 경찰을 쫓아 갔다가, 경찰차와 마주치고 남자가 죽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 때 행사 전에 마주쳤던 꼬마 안나가 엄마를 찾으며 차길로 뛰어드는 것을 보고 아이를 구하러 뛰쳐갑니다. 이 쯤 보고 나니, 이제 그만 돌아갔으면 좋겠고 범인이 누구인지 빨리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딱 이 때, 다음 시점에서 반전이 나왔습니다.
대통령 시점
대통령 시점으로 넘어갔는데, 저격 당하고 죽은 대통령은 사실 대역이었습니다. 암살 위협이 있다는 정보가 확인되어 대통령을 호텔로 돌려 보내고 대역을 투입했던 겁니다.
대통령이 살아 있었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지기도 하면서, 에이 무사한데 밖에서 괜히 난리였네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살아 있어서 맥이 빠질 때쯤 진짜 킬러가 찾아옵니다. 킬러는 나머지를 처리하고 대통령을 납치해 앰뷸런스에 싣습니다. 안심할 수 없는 영화에요.
마지막, 범인 시점
드디어 마지막으로 범인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내부 공모자가 있어서 범인들은 대통령을 대역으로 교체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신을 빼기 위해 행사장에서 저격하고 폭탄을 터트리고, 대통령이 머물던 호텔에서도 폭탄을 터트리고 상황실을 접수해 버렸습니다.
대통령을 죽이지 않고 마취시켜서 납치했는데, 모든 작전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던 때에 몇 가지가 삐걱댔습니다. 대통령 경호팀 테일러가 스페인 경찰 복장을 하고 가는 것이 방송국 화면에 찍혀 반스가 알게 됩니다. 반스는 테일러 뒤를 쫓아 엄청난 추격전이 벌어지고, 결국 테일러와 범인을 잡습니다. 접선지역 코 앞에 도착했던 납치팀은 또 다른 변수를 만납니다. 꼬마 안나가 엄마를 부르며 차길로 뛰어들어 울고 있던 겁니다. 아이를 칠 수 없으니 핸들을 돌렸다가 앰뷸런스가 전복됩니다.
밴티지 포인트 결말
경호원이자 내부 공모자인 테일러를 쫓아 접선지역에 와 있던 반스는 앰뷸런스가 전복되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다가 갑니다. 전복된 앰뷸런스 조수석에 여자가 죽어 있고, 그 여자 옆에 권총이 보입니다. 수상하다는 것을 느낀 반스는 장전하고 앰뷸런스 뒤로 가서 문을 엽니다. 그리고 대통령을 발견합니다.
반스가 수습하여 대통령은 헬기로 이송되고, 길에 뛰어 들며 엄마를 찾던 안나는 엄마와 만나고, 범인들은 다 죽은 채로 사건이 끝납니다. 범인들이 굉장히 치밀했던 것에 비해, 너무 사소한 한 부분, 어린아이의 출몰로 인해 끝이 난 것이 조금 허무한 감이 있습니다. 사람을 막 죽이는 테러범이 어린아이 한 명에게 저럴까 싶기도 하고요.
독특한 구성, 밴티지 포인트 뜻
여러 시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해서 보여주며 단서를 하나씩 하나씩 양파껍질 까듯 보여주니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밴티지 포인트 뜻이 그런건가 하고 vantage point 뜻을 찾아보니, 관점, 시선 이란 뜻이고 어드밴티지 (advantage, 이점) 이라는 뜻처럼, 유리한 위치, 좋은 지점 등의 뜻이 있다고 합니다. 각자에게 유리한 시점, 관점 등으로 이야기가 끌어 나가진 것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독특한 구성이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취향 비슷한 친구에게 추천하자, 어디서 이런 영화를 찾았냐며 호평 받았습니다. 그러나 영화 후기 쓰면서 다음 영화평을 보니,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듯 합니다. 독특한 구성으로 조여들어가는 것이 엄청 재미난 사람도 있는 반면, 지루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비슷한 영화를 또 보고 싶은데, 이런 독특한 영화가 드문 것이 아쉬울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