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책장 : 느링느링 해피엔딩, 딸 때문에 잘 나가던 직장 때려치우고 강제 세계여행
제목은 '느링느링 해피엔딩'이라 달콤하지만, 내용은 아닙니다. 딸 때문에 잘 나가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강제로 세계여행을 하게 된 아빠의 울분과 깨달음이 담긴 책 입니다.
느링느링 해피엔딩 간략한 줄거리
니나의 아빠(저자)는 UN과 같은 세계적 기구에서 일하던 사람으로 억대 연봉 따위 우스운 상황이었습니다. UN에서 돈을 그렇게 많이 주는 줄 몰랐는데 얼핏 UN에서 일하면 현금으로 뭉칫돈을 지급한다는 부분이 있어 혹했습니다. 니나의 아빠는 세계적으로 일하며, 남아공의 괜찮은 정교수 자리를 놓고 고민하던 잘 나가던 사람이었습니다. 아내에게 선물로 페라리 정도 사줄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딸 니나가 발목을 겁니다. 인지장애로 진단을 받아요.
인지능력 평가를 위해 "하늘에서 내리는 축축한 것은 뭐지?" 이런 질문에 '비'인 것을 알면서도 '코끼리' 같은 대답을 하고, 또박또박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서 아빠를 환장하게 만듭니다.
결국 니나의 아빠는 자신의 황금 커리어를 포기하고, 니나와 니나보다 어린 아들까지 데리고 세계여행을 떠납니다.
너무나 바쁘게, 잘 나가던 아빠가 세속의 때를 조금씩 조금씩 내려놓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한국인만 여유없는 건 아니구나....
한국인만 여유 없다고 하지만, 독일인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금세 느꼈습니다. 성취지향적 인물은 세계 어디에 살건 바쁘고 여유가 없습니다. 때로 우리만 이렇게 살고, ㅇㅇ나라 사람들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는데, 우리만 그런게 아니었어요....
이 책 초반에 독일인도 여유없는 것이 똑같다는 부분이 뜻밖에 위로가 되었습니다.
뚝. 뚝. 끊어지는 책
흥미로운 주제이고, 가볍게 쓰인 듯 한데도 잘 읽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번역의 문제인지 작가의 문제인지 모르겠으나, 지시 대명사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섬에 여행갔을 때 누구를 만났다면서 설명을 하는데, 백인 참가자와 이야기를 했다는 건지, 원주민 같이 탄 백인 남자에게 놀랐다는건지 정말 원주민과 대화를 했다는 건지가 헷갈립니다. 원주민과 이야기 하는 것도 나오고 캠프에 온 백인 참가자도 나오거든요.
이런 식으로 곳곳에 지시대명사, 특히 사람을 가르키는 부분들이 헷갈려서 읽는데 턱턱 막혔습니다.
그래서 그만 읽기로.....
(요즘은 읽다 힘들면 그냥 포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