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장비 구입 : 크레마 사운드 샀는데, 전자책캐시 몰라서 할인 못 받은 것이 속 쓰리다
드디어 크레마 사운드를 샀다. 오래 전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실물을 본 뒤로 군침만 꼴딱꼴딱 삼키던 이북리더기이다.
내 기억 속의 이북리더기는 태블릿에 비해 여러 모로 답답했다. 구형 안드로이드 태블릿같은 느릿한 반응속도나 후두둑 사라지고 나타나는 전자잉크 종이가 맘에 들지 않았다. 아이패드나 갤럭시노트 7~8인치로 보는 편이 훨씬 낫다고 여겼다. 최근 2년 가까이는 갤럭시 노트 8.0으로 이북을 보고 있었다. 갤럭시노트로 자기 전에 이북을 읽다보니 몇 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다. 한 손에 들고 책을 읽기에는 갤럭시노트 8.0이 묵직했고, 자기 전에 읽기에는 조명을 최대한 낮춰도 환했다. 어느날인가부터 책 읽으면서 울고 있었다. 태블릿 불빛때문에 눈이 아파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잠시 만져본 크레마 사운드에 홀딱 반해서 였을까. 이북 리더기를 사서 책을 읽으면 눈도 안 아플 것 같고, 책도 더 많이 읽을 것 같고, 뭔가 아주 좋을 것만 같았다. 몇 주간 이북리더기가 필요한 이유를 여러 가지 찾아냈다.
그렇다. 나는 물건에 꽂히면 구입해야 할 명분을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에 양반이었으면 명분을 잘 만들어서 출세했을지도 모르겠으나, 현세에서는 물건 구입할 명분 만드는데에만 재능을 사용하고 있다.
명분은 갖췄고, 두근대며 결제 버튼을 눌렀다. 오래 갖고 싶었던 것을 사려니, 결제 버튼을 누르는데 가슴이 두근거렸다.
크레마 사운드 케이스 별도로 사는 것이 저렴
지난 주에 봤을 때는 크레마 사운드 케이스 세트가 있었는데, 결제하려고 보니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았다.
크레마 사운드와 전용 케이스 세트 구입을 포기하고, 그냥 크레마 사운드 단품만 구입하려는데 옵션에 "전용 케이스 색상 선택"이 보였다.
내가 찾던 것이 바로 크레마 사운드 + 플립커버 케이스 (그레이) 세트였는데, 옵션에 있었다니....
허무함과 반가움에 냉큼 눌렀다.
어라? 따로 구입하면 크레마 사운드 108,000원 + 플립커버 케이스 22,000원으로 총 13만원인데 세트 상품은 137,000원이다. 세트로 사면 크레마 플립 케이스를 정가로 받는 것이다. 크레마 사운드 플립케이스 정가는 29,000원인데 계속 세일하여 사실상 22,000원이다. 그래서 크레마 사운드와 크레마 사운드 전용 플립 케이스를 따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크레마사운드 플립 케이스 꼭 사야될까?
따로 장바구니에 담고 보니, 이걸 꼭 사야되나 고민이 되었다. 갤럭시노트 8.0도 플립커버를 씌워서 쓰기는 하는데 화면 보호에는 도움이 되지만 귀찮다. 실제로는 훨씬 얇고 예쁜 태블릿이지만 플립커버를 씌우면 아무래도 뚱뚱하고 둔하다. 문득 플립커버 무게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졌다.
크레마 사운드에 반했던 것이 가벼운 무게 때문인데 (크레마 사운드 무게는 180g 정도) 플립 케이스 무게만 92g이다. 8인치 태블릿이 무거워서 크레마 사운드에 혹 했는데, 케이스를 씌워서 무거워지는 것은 내키지 않았다. 기기값이 10만원이니, 혹 망가지면 다시 사겠다는 배짱을 부리기로 했다.
마침 알라딘 이벤트로 이북 리더 파우치를 주고 있으니 그걸로 써보기로 했다.
이북리더기 파우치 사은품은 그냥 주는 건줄 알았더니 마일리지 3천점을 까는 것이었다. 웃긴 계산 법은 5만원 이상 주문하면 2천 마일리지를 주는데, 사은품을 신청하면 거기서 까고 천 마일리지는 결제를 해야 했다. 한 마디로 천원내고 파우치를 사는 셈이었다. 더 쉽게 말하면 "3천원 내고 파우치 살래?"이다. 합성피혁 케이스 3천원이라면 나쁘지 않아서 그냥 구입했다. 사이즈 딱 맞는거 찾기도 귀찮고.
이상으로 주문을 끝냈다. 내일 배송된다고 한다.
크레마 이북 리더기 구입할 때는 할인 꼭 챙길것!
다음날. 아침부터 당일배송 문자가 왔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것이, 당일배송으로 아침에 출발했다고 연락을 받자, 언제 오는지 애타게 기다려졌다.
바로 온다던 크레마 사운드는 안오고, 애타게 기다리다가 홈페이지에 다시 들어가 봤다. 그리고 몹쓸 것을 보았다.
크레마 이북 리더기 산 사람은 매주 천원씩 포인트를 준다는 좋은 정보 아래 알라딘 전자책 캐시라는 것이 있었다. 전자책 캐시를 충전하면 9%를 더 주는데, 이 전자책 캐시로 알라딘 굿즈를 살 수 있다. 크레마 사운드, 크레마 카르타 같은 이북 리더기도 알라딘 굿즈로 분류되어 있다. 즉, 전자책 캐시를 10만원 충전하고 구입했으면 9천원을 더 할인받을 수 있었다. 만약 1,2,3일 이내였으면 18,0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던 것이다.
젠장. 상품권이 아니었어. 어쩐지 어제 상품권으로 검색해도 없길래 그냥 결제했는데....
실은 크레마 사운드 사려고 참 많은 분들의 후기를 읽었다. 무한님이 올리신 전자책 단말기 할인받아 싸게 사는 법(▶︎ http://normalog.com/2268)에서 상품권 충전을 하고 구입하면 싸다고 하셨던 말이 이건 가보다.
젠장 젠장. 어제 결제하기 전에 봤어야 되는데... 배송 전에만 봤어도 취소하고 다시 결제했을텐데, 이미 당일배송으로 오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 혹시 알라딘이나 yes24 크레마 단말기 살 사람은 전자책 캐시 충전해서 사는게 이익일거 같다. 하필 결제해놓고 당일배송 기다리다가 이걸 봤더니 속이 쓰리다. 크레마 사운드가 나은지 크레마 카르타가 나은지에 대한 리뷰만 샅샅이 뒤져보지 말고, 할인받는 팁에 대한 글도 좀 찾아볼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