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재미있는 범죄 액션 영화
펠햄123 에서의 덴젤 워싱턴의 실망스러운 캐릭터 때문에 한동안 덴젤 워싱턴 나오는 영화는 걸렀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에 액션 영화 신규 콘텐츠 올라오는 속도가 더디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덴젤 워싱턴이 나오는 영화를 하나 더 보게 되었습니다. 덴젤 워싱턴이 너무 젊고 잘생긴 리즈 시절 옛날 영화라 재미없을 듯 했는데, 기대보다 더 흥미진진했습니다. 2006년 영화이나 훨씬 오래된 영화처럼 호흡이 느리고, 약간 지루한 감이 있으나 스토리가 독특했습니다. 시작부터 범인이 계획을 다 이야기를 해 주는데, 영화 결말이 되어야 '아! 이게 그 얘기였구나'를 알게 됩니다. 대반전은 아니나 생각도 못한 반전이긴 했습니다.
인사이드 맨 줄거리
월 스트리트 한복판 은행에 무장 강도가 들어옵니다. 강도들은 작업복을 입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껴서 다 가리고 있었습니다. 인질들을 통제해서 한쪽으로 몰고, 은행을 점령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한 은행 강도 영화 같습니다.
범인들은 인질들의 옷을 다 벗기고 자신들과 똑같은 작업복, 마스크, 선글라스를 끼웁니다. 범인과 인질의 차이는 총 밖에 없었습니다. 총들고 있는 사람은 범인, 아닌 사람은 인질이나 옷이 다 똑같아서 구분하기가 어려웠어요. 여기까지도 이러다 나중에 인질들과 섞여서 같이 나오려나 보다 싶었죠.
은행에 강도가 침입하자, 다급해진 뉴욕 경찰은 SWAT 특공대를 출동시키고, 유능한 협상가를 출동시킵니다. 덴젤 워싱턴은 경찰인데 협상을 잘 하는 인물로 나옵니다. 비리 수사 때문에 업무를 맡지 않던 상황이라 여자친구랑 데이트하려고 약속 잡고 있던 중에, 상황이 다급하니 정직이고 뭐고 너 출동하라고 해서 현장에 나오게 됩니다. 덴젤 워싱턴과 함께 출동한 형사 미첼 역의 치웨텔 에치오포도 곳곳에서 보던 유명한 배우라, 우선 '유명한 사람 되게 많이 나오네'라며 계속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은행에 강도가 들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자, 은행 소유주는 다급하게 해결사 매들린 화이트 (조디 포스터)를 찾습니다. 그 곳 대여금고 안에 들어 있는 물건을 회수해 달라고요. 회수가 불가능하면 없애버리고요. 고오급 해결사 매들린 화이트는 이전에 해결해 준 일로 자신에게 빚이 있는 시장을 쪼아서 범죄 현장에 가고 경찰 협상가와 함께 사건에 투입되게 됩니다. (정말 능력있는 고오급 해결사)
덴젤 워싱턴, 조디 포스터, 치웨텔 에치오포에 이어 윌렘 대포도 나옵니다. 이들은 은행을 포위한 채로 내부 상황 파악을 못해 발을 구르고 있습니다. 인질이 몇 명인지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확인이 안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그러던 중에 범인 복장을 한 인질이 하나 둘 밖으로 던져지면서 메시지를 전합니다. 돈과 탈출 비행기 등을 요구하고, 인질들이 먹을 음식을 달라고 합니다.
협상이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급 해결사 조디 포스터가 나섭니다. 일반인을 안에 들여보내는 것이 규정에 맞지 않으나, 현장에서 이들을 잘 설득하고 구워 삶아서 조디 포스터는 안으로 들어가 범인 우두머리와 대면합니다.
그러나 범인 우두머리는 조디 포스터가 왜 왔는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은행 소유주는 나치에 빌붙었던 나치 부역자였고 그 증표들을 은행 대여금고에 넣어두고 있었습니다. 범인이 그 사실을 말하고, 조디 포스터가 제시한 조건은 거절을 하고 협상이 결렬되었습니다.
그러나 조디 포스터도 은행 대여금고에 들어 있던 물건이 뭐 였는지 몰랐던 터라, 협상은 결렬되었으나 은행가의 비밀 겸 약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디 포스터와의 협상도 안 되고, 덴젤 워싱턴의 도발에도 안 넘어오고, 인질들 먹일 음식에 넣어 보낸 도청기도 안 되고, 은행 안의 범인들이 대체 뭘 꾸미는지 점차 궁금해졌습니다.
인사이드맨 결말
어처구니 없게도 큰 소동을 벌인 후, 범인들은 인질들을 모두 풀어주었고, 인질과 똑같은 복장을 하고 있던 범인들이 그 틈에 섞여 나왔습니다. 경찰은 밖으로 나온 인질인지 범인인지 모를 사람들을 전부 연행해 조사를 했습니다. 영화 중간중간 인질인지 범인인지 모를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취조 장면이 나오는데, 각기 이야기하는 조각이 너무 형편없이 작아서 퍼즐이 끼워 맞춰지지가 않습니다. 범인 우두머리와는 몇 번 대면해서 이야기를 했으니, 목소리만 들으면 밝혀질 것 같으나 수 십명의 용의자들과 이야기를 해도 범인 우두머리는 없는 듯 했습니다. 오히려 용의자들과 이야기를 할수록 혼란스러워지고 있었습니다.
더 큰 반전은 은행에서 털린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현금이나 기타 돈 나가는 것은 모두 그대로 있었습니다. 장시간 큰 소동이 있긴 했으나, 다치거나 죽은 사람이 없고, 은행에 피해금액이 없어서 사건은 그냥 종결되어 버립니다.
대체 어찌된 영문인고 하니, 범인들은 딱 하나만 노렸습니다. 은행소유주의 대여금고 입니다. 그 속에 나치 부역 증서, 까르띠에 반지와 함께 엄청난 양의 다이아몬드가 있었는데 그걸 턴 것 입니다. 그리고 나서 은행 비품실 벽을 파서, 그 뒤에 범인 우두머리가 숨어 있었습니다. 영화 시작 장면에 범인 우두머리가 있던 곳이 알고 보니 감옥이 아니라 은행 비품실 벽 뒤에서 버티고 있던거였어요.
일주일 정도 그 속에 숨어 지내며, 용의자 심문과 사건 종결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수사가 종결된 뒤에 유유히 은행 비품실 벽 뒤에서 지내던 물건들과 다이아몬드를 챙겨서 은행 정문으로 걸어 나옵니다.
거기서 어떻게 나올거냐고 나오면 다 잡힐거라 하던 덴젤 워싱턴의 말에 "정문으로 걸어 나갈거야"라고 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 때 은행에 추가 조사를 하러 온 덴젤 워싱턴과 툭 부딪히는데 선물로 다이아몬드 한 알을 주머니에 넣어줍니다.
결국 사건이 종결되었으나 찜찜했던 경찰들의 추가 조사로 문제의 대여금고가 열렸습니다. 대여금고가 열리자 나치 부역증서와 까르띠에 반지만 남아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나치 부역 사실은 공개되고, 은행가가 다이아몬드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아 다이아몬드는 그냥 범인들이 차지하며 사건이 끝납니다.
덴젤 워싱턴이 나오면, 너무 뻔하게 정의롭게 사건을 다 해결하는 역으로 나와 지겨워졌던 참에 한 방 먹는 형사 역으로 나와 재미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떠올려봐도, '거 참 기발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긴박하지 않고 약간 늘어지는 느낌도 들었는데, 지날수록 곱씹게 되는 묘한 영화였습니다. 통쾌 호쾌함 대신, 다시 생각해봐도 참 기발하고 독특했다는 느낌을 되새김질하게 만들었어요. 나중에 다시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