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 시즌8 마지막화 줄거리
드디어 왕좌의 게임이 끝났습니다. 결말이 마음에 안 든다는 혹평도 많으나, 저는 괜찮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왕좌의 게임 시즌6까지는 굉장히 긴장감있고 예측불허의 전개여서 매 시즌 충격을 주었는데, 시즌7과 8은 억지로 분량을 늘려서인지 식상한 장면, 불필요한 감정소모가 많아 좀 늘어졌습니다. 정말로 초반 계획처럼 7왕국 7시즌으로 마무리 되었다면 훨씬 명작으로 마무리 되었을 것 같습니다.
왕좌의 게임 결말을 해석하면서 많은 내용이 노출되어 있으니 조심하세요!
대너리스 흑화, 죽음
코 앞의 철왕좌를 포기하고, 백귀들로 부터 윈터펠과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추운 북부로 갔건만 산사는 감사하긴 커녕 대너리스를 경계하고 굉장히 적대시 합니다. 백귀 전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왕좌고 뭐고 필요 없음에도 집요하게 왕좌에 집착하면서 대너리스에게 상처를 주죠. 살아 남은 후에도 대너리스에게 살려줘서 감사하기 보다 여왕으로 인정 못한다는 적대감을 드러내며 상처를 줍니다.
우직하지만 지혜롭지는 않은 존은 그런 산사에게 자신이 아에곤 타르가르옌이라는 것을 밝히면서, 대너리스의 뒤통수를 칩니다. 대너리스를 배신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데, 애초에 존도 싫어했던 산사가 쪼르르 티리온 라니스터에게 존도 타르가르엔이니 대너리스 대신 존을 밀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티리온은 바리스에게 이야기하고, 바리스는 대너리스보다 존 스노우가 더 나은 왕의 재목이라고 보면서 대너리스를 배신합니다. 여기에 서세이는 기습공격으로 자식같은 용 한 마리를 죽이고, 자매처럼 아끼던 미산데이를 대너리스 앞에서 목을 뱁니다. 미산데이는 죽으면서 유언으로 "드라카리스 (불태워라)" 를 남깁니다.
원래 대너리스는 좋은 여왕이 되기 위해 조언가들의 말을 귀담아 들으며 노력을 했습니다. 웨스테로스에 와서도 애를 썼고요. 하지만 자신의 호의에도 돌아오는 것은 적대적 태도와 배신 밖에 없자 큰 상처를 받으며 흑화합니다. 특히 자신의 핸드인 티리온과 사랑하는 사람인 존 스노우의 배신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존 스노우는 배신할 의도가 아니었고, 왕좌에 욕심이 없고 오직 대너리스만 사랑하고 대너리스만이 자신의 여왕이라고 하나, 존이 타르가르옌의 남자 후계자라는 것이 퍼져나간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대너리스의 부탁대로 서세이와의 전쟁이 끝나고 안정될 때까지 존이 비밀로 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배신 콤보에 큰 타격을 입고 흑화한 대너리스는 킹스랜딩이 항복한 후에도 봐주지 않고, 도시 전체를 불태워 버립니다. 대너리스의 아빠 미친왕이 그랬던 것처럼요. 잿더미로 변한 도시에 대너리스와 무결점병, 백귀전쟁에서 다 죽은 줄 알았는데 남아있던 도트라키 병사들만 남아 발라리아어로 연설을 합니다.
무결점병과 도트라키 부족들이 적들의 철로 된 갑옷을 뚫고 돌로 된 집을 부수어 철왕좌를 되찾게 해 준 것에 감사하면서, 협해를 건너오기 전에 했던 것처럼 킹스랜딩을 해방시켰고, 이 전쟁은 윈터펠, 도른, 바다 건너 나라들을 다 정복할 때까지 끝나지 않을거라고 합니다. 이 연설을 들은 티리온과 존 스노우는 좌절합니다. 항복 이후에 대너리스가 도시를 불태우며 무고한 시민들을 죽이는 것에 충격을 받았는데, 대너리스의 야심찬 연설에 기겁합니다. 티리온은 수관 뱃지를 집어 던지며, 핸드를 그만두겠다고 하고, 대너리스는 티리온이 대너리스를 배신하고 제이미 라니스터를 풀어준 것을 알고 티리온을 체포합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존 스노우에게 아리아가 다가와 대너리스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합니다. 이걸로 끝이 아니라 계속 피를 볼거라고요. 감옥에 갇힌 티리온을 면회하러 가자, 티리온은 자신의 판단이 틀렸으며 대너리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말을 돌려합니다. 우직하지만 멍청하고 은근히 잘 휘둘리는 존은 산사의 지속적 밑작업, 아리아의 찌르기, 티리온의 부추김으로 인해 대너리스를 죽입니다.
대너리스가 죽자, 한 마리 남아있던 용은 엄마가 죽은 것을 알고 포효하면서 불을 뿜습니다. 존 스노우에게 뿜는 것이 아니라 철왕좌를 녹여 버립니다. 철왕좌 때문에 용엄마 대너리스가 죽은 것을 아는 듯 했습니다. 철왕좌를 없애버린 후 용은 대너리스의 시신을 안고 멀리 날아가 버립니다.
존 스노우 대너리스 커플을 지지했던 입장에서는 이 결말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주인공인 것 같으면 죽여버리던 왕좌의게임 특성 상 해피엔딩이 아닐 수 있다고 예상은 했으나, 대너리스가 철왕좌를 차지하자마자 연인 겸 조카인 존 스노우에게 죽을 줄은 몰랐어요. 그보다 존 스노우가 대너리스를 죽이는 과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너무 친절한 설명을 많이 해서, 이 장면이 너무 식상하게 전개되었다는 것도 실망스러웠습니다.
대너리스가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던 떡밥도 있으니, 존 스노우의 아이를 갖고 세 명이서 웨스테로스를 잘 통치하는 결말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존 스노우가 제이미 라니스터에 이은 킹슬레이어가 되면서 끝이라니.....
대너리스 죽음 이후 스타크 가문의 싹쓸이
대너리스가 죽고 나서 존 스노우는 회색벌레에 의해 감금되었다고 나옵니다. 회색벌레는 마음만 먹으면 왕국을 접수할 수 있는 병력을 가진 상황인데, 노예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귀족 나부랭이들의 말을 고분고분 따릅니다.
살아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영주들이 모여 왕을 선출하는데, 샘 웰 탈리가 시민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고 하자, 영주들은 자기 말이나 당나귀 의견도 들어보라며 코웃음을 칩니다. 왕좌의 게임 시대 배경이 그렇기도 하지만, 바리스가 여자는 권력을 가질 수 없다며 존 스노우가 남자니까 지지해야 한다고 하는 것, 시민 나부랭이가 왕을 뽑을 수 없다고 하는 것, 노예 출신 회색벌레는 평생 영주들에게 명령을 받아오던 것 때문에 엄청난 병력을 갖고도 찍소리 못하고 참는 것 등에서 시대 차이를 다시금 느꼈습니다.
회색벌레는 새로운 왕이 선출된 후, 미산데이가 죽기 전에 가보고 싶어했던 나스로 떠납니다. 나름은 노예였고 평생 남의 명령만 듣던 회색벌레가 처음으로 자기 의지대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 큰 의미가 있긴 합니다. 대너리스가 계속 주장했던 사슬을 끊고 자유의지를 갖는 것을 드디어 이룬 것 입니다.
대너리스가 킹스랜딩을 불태우는 동안, 서세이는 간신히 도망쳤으나 레드킵이 무너지고 하운드가 찾아와 거산과 싸우면서 혼자 남게 됩니다. 절망하는 순간 간신히 레드킵으로 들어온 제이미 라니스터와 재회합니다.
원래 티리온의 계획은 제이미가 레드킵으로 들어가 서세이를 설득해 항복의 종을 울리게 한 뒤, 지하 묘지를 따라 바다로 통하는 길로 가서 마련해둔 배를 타고 멀리 펜토스 같은 곳으로 도망쳐 둘이 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무고한 킹스랜딩 시민들을 살릴 수 있고, 제이미와 서세이도 살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이미는 제 때 맞춰 성안으로 들어가지 못했고, 탈출로를 따라 역으로 들어가느라 시간이 많이 걸려 킹스랜딩이 함락되고, 대너리스가 레드킵을 불태우며 무너뜨릴 때에야 안으로 들어가 간신히 세르세이를 만난 겁니다. 다시 탈출로로 빠져 나오려고 했으나, 대너리스가 성을 무너뜨리는 도중 탈출로도 막혀 둘은 지하묘지에서 돌에 깔려 죽습니다. 티리온은 킹스랜딩 함락 이후 조용히 혼자서 제이미와 서세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하러 와서, 제이미의 황금손을 발견하고 둘의 시신을 확인하며 울부짖습니다. 세르세이 라니스터는 발론콰의 차가운 손이 목을 조른다는 예언에 두려워했는데 예언이 실현되는 대신, 평생 가장 사랑한 두 사람이 부둥켜 안은 채 생을 마감하는 나름 로맨틱한 결말을 맞았습니다. 대너리스와 존 스노우 커플의 끝은 별로이나, 제이미와 서세이 커플의 끝은 괜찮았습니다.
살아 남은 몇 안 되는 이들 중에서 왕이 선출되는데, 브랜이 뜬금없이 왕으로 추대 받습니다. 뜬금없다 생각했으나, 티리온의 달변을 들으면 길고 길었던 왕좌의 게임이 이렇게 결말난다는 것이 이해되기도 했습니다.
긴 시간 수 많은 사람들이 철왕좌를 두고 싸운 것은 혈통 때문이었습니다. 로버트 바라테온이 사슴사냥하다가 죽은 후, 동생인 스타니스 바라테온과 랜리 바라테온이 내가 왕이 되어야 한다며 싸우기 시작했고, 바다 건너에서는 비세리스 타르가르엔이 내가 원래 왕인 타르가르엔 가문 사람이니 내가 왕이라며 여동생 대너리스를 팔아서 군대를 얻었습니다. 결국 비세리스는 대너리스의 남편 칼 드로고의 손에 죽었지만, 그 뒤를 이어 대너리스가 각성하며 타르가르엔 가문의 유일한 생존자로서 철왕자의 합당한 후계자이니 그 자리를 찾겠다고 나선 것 입니다. 만약 제가 바랐던대로 대너리스 타가리엔과 아에곤 타가리엔 (aka 존 스노우)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계속해서 타르가르엔 가문이 왕좌를 이어 나갔다면 언제든 또 다시 철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결국은 다 필요없고 혈통발인가 하는 의문도 남고요.
브랜이 왕이 된 것도 스타크 가문 아들이라는 혈통발이 작용하긴 했으나, 브랜은 아이를 낳을 수 없고, 티리온이 언급한 것처럼 '왕의 아들이 자비롭고 훌륭한 것은 아니니 더 이상 혈통에 따라 왕위를 물려주지 말자'는 것이 포인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랜이 죽으면 다시 영주들이 모여 다음 왕을 선출하자는 것은 핏줄에 의해 왕이 되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된 것 입니다.
브랜 스타크가 육왕국 (산사가 독립함)의 왕이 된 것이 다소 뜬금없는 듯 했으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 후계자가 없고, 칠왕국의 오랜 역사를 알고 있는 기억 그 자체이며, 전쟁의 의지가 없고, 부서졌다가 꿋꿋하게 살아난 자이니 가장 적임자가 맞는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Broken Bran (부서졌던 브랜 왕)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러한 뜻 인 것 같습니다.
더 이상 혈통에 따라 왕이 되지 않고, 왕을 선출한다는 결말은 나름 괜찮은 결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산사 스타크가 독립해 여왕이 되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았습니다. 산사는 시즌7부터 8까지 내내 북부의 안주인 자리에만 집착해 왔습니다. 백귀전쟁에서 하는 것도 없이 훼방만 놓고, 전쟁 이후에도 대너리스에게 까칠하게 굴고 비아냥대기만 했죠.
혈통에 따라 물려받는 왕을 없애고 왕을 선출하기로 해 놓고, 북부는 그냥 말 한 마디로 우리 북부는 독립할거에요. 난 여왕이 될거야. 라며 여왕이 되는 결말이라니, 찝찝했습니다. 북부는 산사가 접수했고, 장벽 너머는 존 스노우가 접수했습니다.
존 스노우는 대너리스 시해죄로 사형 당할 위기였다가, 나이트 워치로 보내지는 종신형을 받습니다. 나이트 워치는 나이트킹과 화이트워커와의 전쟁 때 다 죽고, 존 스노우와 샘 웰 탈리만 남은 상황이라 존 스노우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캐슬블랙에 가보니 와이들링 빨간수염과 존 스노우의 다이어울프인 고스트가 기다리고 있었고, 존 스노우는 야인(와이들링)들과 함께 장벽 너머로 갑니다. 장벽 너머의 왕 (King beyond the wall) 라고 칭하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장벽너머의 왕처럼 끝났습니다.
아리아 스타크는 웨스테로스 서쪽을 탐험 (정복?)하기 위해 떠났고요. 고로 스타크 가문의 아이들이 웨스테로스를 평정하며 끝이 났습니다. 스타크 가문 아이들이 가장 개고생을 했으니 나름 보상이 주어진거라고 봐야 할 지, 작가의 편애라고 봐야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왕좌의 게임 결말 재촬영 청원
제 경우는 어떻게든 왕좌의 게임 결말을 해석하면서 받아들이는 입장이었으나, 왕좌의 게임 결말에 불만을 가진 팬들도 으마으마하게 많았습니다.
왕좌의 게임 결말 다시 찍으라는 청원이 마지막화가 공개되고 3일도 지나지 않아 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참고로 청와대 국민청원은 30일 동안 20만명이 넘으면 정부관계자가 응답을 합니다. 왕좌의 게임은 워낙 팬이 많았다 보니, 어떻게 찍었어도 결말이 흡족하진 않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왜 이리 왕겜 마지막화에 불만이 큰 지는 알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의 왕좌의 게임에 비해 후반부의 연출이 별로였거든요.
"원래 왕좌의 게임은 예측이 불가능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될 지 다 알겠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네드 스타크가 죽는 것, 롭 스타크 피의 결혼식, 호도르 등의 충격적인 전개가 가득했는데, 시즌 후반부에서는 흔한 드라마 같아졌습니다. 원작 왕좌의 게임이 시즌5 정도까지 밖에 없어 시즌6부터는 독자적 대본이 시작된데다가 시즌6까지는 원작자인 조지 RR 마틴 옹이 대본 작업도 같이 했으나 시즌7부터는 완전히 손을 떼었습니다. (나이트 플라이어 손대러 가심) 게다가 원래 시즌7로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왕좌의 게임 인기가 너무 좋으니 한 시즌 연장하자고 하여 시즌8로 늘려서 매 시즌 10화씩 하던 것을 시즌7은 7화 시즌8은 6화로 쪼개 놓았습니다. 원래 10화 분량을 13화로 늘어트린 것인데 그만큼 지루해졌습니다.
원작은 없지, 원작자는 떠났지, 분량은 늘었지 이런 악재가 겹치니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장면들과 전개가 속출하면서 예측 가능한 드라마가 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연출력은 후져져서 감정팔이같은 식상하고 지루한 장면은 늘어난 대신 나이트킹이 제거되는 중요한 장면은 몇 분으로 끝내버립니다. 독백 좀 빼고 나이트킹을 없애는 장면을 좀 더 힘을 실을 순 없었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왕좌의 게임 마지막화를 잘 해석하고 받아들인다고 해도, 마무리가 늘어지고 식상한 졸작이 되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아무튼 이 지경이 되고 보니, 왕좌의 게임 시즌8 자체를 다시 찍으라는 팬들도 있고, 어떻게든 수습 좀 해보라는 청원이 많은 듯 합니다.
마지막화 내용이 다 사라지는 허한 결말인데다가, 시즌8 결말을 못 받아들이겠으니 다시 찍으라는 청원에도 공감되고, 여러모로 씁쓸하고 좀 허탈한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뜬금없는 이미지 한 장에 빵터졌습니다.
제이미 라니스터였던 니콜라이 코스터발라우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인데 마지막화 찍고 난 후에 찍은 것인가 봅니다. 드라마의 결말은 허하지만 배우들은 유쾌한 것을 보며,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이라는 생각에 현실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