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불교 중앙박물관 특별전: 도솔산 선운사 | 선에 들고 구름에 눕다.
고창의 선운사와 말사들에 모셔진 세 분의 지장보살님, 그리고 다양한 불상과 유물이 서울로 나들이를 오셨습니다. 수장고에서 잠시 나와 대중에게 모습을 보인 국보 동종도 있고요. 국보 1건, 보물 11건을 포함한 총 81건 157점의 성보가 전시되었습니다.
특히 유명한 것은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 입니다. 이 불상은 일제시대 수탈되었다가 소유주(훔쳐간 자/약탈품을 구입한 자)의 꿈에 계속 나타나 "나는 도솔산에 머물렀다. 내가 있던 곳으로 보내다오"라고 하고, 소유주의 집안에 안 좋은 일이 계속 일어나, 다른 사람에게 건네지다가 마지막 소유주는 견디다 못해 결국 자수를 하여 금동지장보살상을 한국 선운사에 반환했다고 합니다. 그런 영험하고 신비한 일이 있는데다, 지장보살상이 전시를 위해 모셔진 사찰과 암자를 떠나 다른 곳에 오는 일은 거의 없어, 고창에 가지 않고 서울에서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기회라 꼭 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종교적으로 닿아있거나, 기운이 닿는 분들은 지장보살상을 보는 것만으로 응답을 받으셨다는 간증에 가까운 후기도 많이 올라왔습니다.
저는 불교신자는 아니나, 전시회 마지막날 오전에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녀왔습니다. 마지막날이라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서둘렀음에도, 역시나 사람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불교 중앙박물관 위치 & 주차
불교 중앙박물관은 조계사 우측의 유리 건물이었습니다. 조계사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말을 듣고, 건너편 안녕 인사동을 카카오 주차로 예약해 이용했습니다.(- 안녕 인사동 주차요금 & 위치) 가보니 조계사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고, 불교 중앙박물관 주차장은 비어 있었으나 차량 진입금지였습니다. (미리 건너편에 주차하고 간 저 자신 칭찬) 차를 가지고 갈 경우, 카카오 주차나 모두의 주차장 등으로 인근의 저렴한 주차공간을 찾아 주차를 하고 조금 걸어가는 것이 안전할 것 같습니다.

조계사 정문을 지나거나, 정문 옆길로 오른쪽으로 가면 유리 건물로 된 불교 중앙박물관이 보입니다. 전시회 입구는 지하라 한 번 더 우측으로 꺽으면 입구가 보였습니다.

도솔산 선운사: 선(禪)에 들고 구름에 눕다. 특별 전시회
입장료는 무료이고, 1전시실과 2전시실에 걸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불교 박물관이라 전시실을 지키고 계신 분들이 불교 신자이신 것 같았습니다. 승복바지 같은 옷을 입고 계시고, 사람들이 가까이 보느라 이마를 대거나 손을 짚어 자국이 나면 아무 말 없이 편히 보도록 켜보다가 그 관객이 가고 난 뒤 즉각 반짝반짝 닦고 계셨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관리하고 계셔서 아주 투명한 유리 너머로 전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 입구의 아난존자상과 목조불패 입니다. 동국사 대웅전 아난존자 입상, 선운사 대웅보전 목조불패라고 합니다. 불교신자가 아닌 사람에게까지 아난존자의 미모는 유명합니다. 너무나 잘 생기셔서 불교 전파에 큰 역할을 하셨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아난존자 입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1전시실의 첫번째 불상인 '선운사 팔상전 석조천불좌상' 입니다. 천불좌상이니 더 많이 모셔져 계시고 그 중 일부만 서울나들이를 오신 것 같습니다. 머리크기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대두상이 조선 후기 소석불상의 신체 비율이 잘 반영된 것이라고 합니다.(머리가 큰 것이 시대 특성이 반영된 장점이군요....)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대 577년 창건된 1500년이 넘은 사찰입니다. 놀랍게도 선운사의 전각 등을 기록한 것이나 여러 사적이 다 남아있다고 합니다. 예전에 배웠는데, 이렇게 책 사이에 도장을 찍어 두는 것은 '내가 읽었다'는 흔적이라고 합니다. 그 도장의 급이 높을수록 (옥새, 기관장인 등) 주요한 서적이며, 중요한 사람들이 읽은 것이라는 인증으로 가치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사방에 도장이 빼곡한 선운사적을 보니, 참 많은 분들이 읽고 관리하셨나 봅니다.

천불상 뿐 아니라 천불도도 여러 점 전시 되었습니다. 좌측의 붉은 바탕의 천불도는 '용문사 천불도' 입니다. 1000불 까지는 안되지 않을까 했는데, 저같은 의심쟁이를 위해서인지 '전체 존상 수는 1008위 입니다'라고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붉은 배경에 붉은 가사가 겹쳐있다보니 머리와 목 부분만 보여 언뜻 보기에는 현대적인 귀여운 캐릭터처럼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각기 표정과 손짓이 다 다른 개성있고 매력적인 천불도 였습니다.
오른쪽 천불도는 '선운사 천불도' 입니다. 용문사 천불도와 함께 조선시대 천불도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참 다른 매력으로 한참 앞에 서 있게 하는 그림이었습니다.


제1전시실에 선운사·참당암·도솔암에 봉안된 ‘삼지장보살상’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제가 보려는 때에 도슨트 해설이 있어 사람들이 꽉 차 있어, 제2전시실까지 둘러 본 후 마지막으로 지장보살상을 보았습니다.
제 2전시실에도 한참을 움직이지 못하고 앞에 서 있게 만드는 아름다운 불상이 많았습니다. 특히, 개암사 대웅보전 목조제화갈라보살좌상이 너무나 아름다워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느 한 부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고, 매혹적이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개암사의 아름다운 불상과 함께 전시되어 있던 개암사 웅진전 목조십육나한상은 자유분방한 재미난 불상이었습니다. 코를 파신다거나 몸을 긁거나 고양이와 놀고 계신 자유롭고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국보안 내소사 동종입니다. 고려시대 금속공예를 대표하는 유물이라고 합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어느 한 구석 허투루 만들지 않고 아름답고, 의미 또한 큰 모습입니다.

포갑은 책의 겉을 감싼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책끈까지 온전하게 보존된 유물은 희귀하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삼지장보살상을 보러 갔습니다. 전시 공간에 세 분의 지장보살만 모셔져 있었고, 유명한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이 가운데 모셔져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본듯한 부인의 표정처럼 야무지면서 매끄러운 얼굴, 통통한 얼굴과 달리 난초같은 느낌이 드는 몸과 뒤로 살짝 누운 듯한 테, 두건의 정교한 주름이 긴 머리칼 같은 느낌까지 들어 묘하게 여성적인 느낌이 컸습니다.
세 분 지장보살상은 한 바퀴를 빙 둘러 볼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었는데, 앞과 옆에서 보는 모습 뿐 아니라 뒷모습의 주름이나 리본까지 정교하게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불교 중앙박물관이고, 선운사와 말사, 그리고 인근 사찰의 귀한 유물들이 모셔진 전시라 그저 아름다운 불교 예술을 감상하는 관람객도 많았지만, 기도하시는 분도 많았습니다. 불상 앞에서 절을 올리시는 분도 계셨고요. 절을 올리시기 위해 방석까지 준비하신 분도 계시고, 공양물을 준비해 오신 분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게시판에는 전시에 대한 감상 뿐 아니라, 참 많은 이들의 소망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영험하신 불상이 오신 곳이니 그 좋은 기운을 빌어 이루고 싶은 마음이 담긴 듯 합니다.

마지막날, 특별전을 볼 수 있어 행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