얍 판 츠베덴 & 서울시향 & 합창단 & 성악가의 대규모 베토벤 "합창" 무대
드디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오케스트라, 성악가와 합창단이 등장하는 100명 넘는 대규모 공연으로 감상했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합창을 합창단까지 등장한 대규모 공연으로 보면 그 감동이 남다르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드디어 예매에 성공해 몇 달간 설레며 기다렸습니다.
과연, 소문대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거기에 성악가 분들까지 함께 한 "합창" 라이브 무대는 엄청났습니다. 무대가 끝나고, 우레같은 박수가 5분 넘게 이어졌습니다. 박수소리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어요. 커튼콜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를 느꼈습니다. 결국 지휘자 얍 판 쯔베덴이 악장님 손을 잡고 들어가신 뒤 나오지 않으셔서 커튼콜이 강제 종료 되었습니다.

어떤 때는 박수를 조금만 쳐도 팔이 아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언제까지 쳐야 하나 고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날은 팔 아프다는 생각은 떠오르지도 않았고, 무대의 흥분이 가시지 않아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계속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치고 있었습니다. 커튼콜 영상 보시면 우레같은 박수소리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서울시향 유럽 투어 프리뷰 콘서트 2026
"합창" 한 곡이어도 충분하다 생각하며 예매를 해서, 1부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1부가 있었습니다. 1부는 존 아담스의 "부상처치사(The Wound Dresser)" 였습니다. 전쟁터 병원의 참혹한 상황을 너무 생생히 묘사한 가사가 처참하고, 연주를 너무 잘하셔서 더욱 음산하고 침침한 음악이었습니다. 나중에는 가사 자막에서 눈을 돌리고 싶은 곡이었습니다. 너무나 "합창!!!!"에 꽂혀 있던 나머지, 다른 프로그램은 생각도 못했던 터라, 왜 웅장하고 희망찬 "합창" 앞에 처참한(?) "부상처치사"를 선정하셨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휴식시간에 프로그램북을 사러 나갔는데, 비슷한 심정이었던 사람이 많은 것인지 프로그램북 구매 줄이 너무 긴데다, 준비된 수량이 적어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서울시향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그램 구성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삶이 주는 고통을 먼저 소개하고, 그 뒤에 어떤 고난에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였나 봅니다. 1부와 대비되어 2부의 합창이 더 좋게, 더욱 달콤하게 느껴진 점도 있었습니다.

2부는 드디어 합창이었고, 1악장, 2악장, 3악장의 연주 이후, 4악장에서 합창단, 성악가가 함께 했습니다.
얍 판 츠베덴 & 서울시향(서울 시립 교향악단)
제가 느낀 것은 지휘자님이 정교하며 칼같고 엄격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연주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살아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풀어주는 듯 터트리니 쾌감이 더욱 컸습니다. 합창을 지휘하실 때는 순간순간 폴짝폴짝 두 발을 다 떼어 점프하시며 지휘하시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공연을 보고 돌아와 지휘자 얍 판 츠베덴님의 지휘 스타일에 대해 찾아보니, 네덜란드 태생 바이올리니스트로 19세에 최연소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악장을 맡으셨다고 합니다. 이후 지휘자가 되어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2024년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을 맡고 계십니다.
지휘자로서의 스타일은 바이올리니스트 출신 답게 지휘할 때 현악 파트의 극도의 정밀함과 섬세함을 끌어올리고, 그러면서도 템포 완급 조절이 저돌적이고 역동적이어서 순식간에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고 합니다. 리허설에서 매우 엄격하고 완벽주의적인 태도로 단원들을 밀어붙여 기량을 끌어올리는 역량도 뛰어나시다고 합니다.
지휘자님의 각 잡힌 스타일 때문인지, 서울시향의 오랜 전통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복장 규정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남자 연주자는 연미복에 흰색 타이, 흰색 조끼는 선택 사항인 듯 했습니다. 여자분들은 검은색 정장 팬츠/블라우스, 검은 스타킹이었습니다. 다른 오케스트라에 비해서는 좀 더 갖춰입은 느낌이 확실히 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좋은 좌석은 어딜까?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층 D블록 8열 7번 입니다. 약간 치우친 느낌이 있긴 하나, 앞의 관객들이 시야에 걸리지 않는 구조라 감상하기 편했습니다. (저도 다음에 예매할 때 참고하려고, 좌석의 시야를 기록해둡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