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영화 : 보다가 잠든 영화, 산드라 블록 그래비티
제 취향이 아니라 피하던 영화를 우연히 보았습니다. 틀어져 있어서 보았는데, (제 취향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골랐다면 이 영화를 틀어놨을 리 없어요) 참으로 지루한 영화였습니다. 제게는.
지루한 만큼 생각이 많아졌는데, 혼자라는 것, 우주라는 공간에 혼자 남겨질 때 어떤 기분일까, 하는 심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주여행을 꿈꿔본 적도 없고, 우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러게 저길 왜 가?"
이런 무미건조한 생각만 들 뿐.
그나마 제게 흥미로웠던 것은 소유즈호에 탑승한 산드라 블록 (라이언 박사)가 능숙하게 조종을 하지 못하고, 빨간색 매뉴얼을 펼쳐들고 더듬더듬 따라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조종을 못하거나 능숙하게 합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훈련은 받았지만 실제로 해 본 적이 없고, 기억이 흐릿해 더듬더듬 매뉴얼을 찾아서 따라하는 현실적인 묘사는 본 기억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지루한 영화에서 들었던 또 다른 생각은 사람 한 명의 목숨이 참 중요한 것은 맞으나, 왜 우주에 나가서 살겠다며 중국 (남의 나라) 위성을 타고 지구로 돌아오는 걸까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그 한 명도 참 중요하지만, 그거 세금인데, 자기 하나 살자고 남의 나라에서 쏘아 올린 위성을 타고 들어와도 되나, 우주급 민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버렸어요.
괴롭고, 외롭고, 지루하고, 답답했다. 몇 대목을 잠시 딴 짓을 하다 돌아봐도 여전히 우주에서 헤매고 있다. 도저히 지루해서 끝까지 볼 수 없어서, 이러다 분명 혼자 살아남겠지 뭐, 라고 예상했고, 예상대로 혼자 살아남은 것을 확인하고 끈 영화였습니다.
보다가 끈 영화는 아니었으나, 보다가 졸았던, 졸다 깨도 여전히 우주를 헤매던 지루한 영화였어요.
[제 취향이 아니었던 지루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