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책장 : 신과 함께 원작 만화,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
원장님이 신과 함께 원작 만화를 추천해주셔서 읽어보았습니다. 아파서 누워 있다가 네이버 웹툰에 신과 함께 재 연재 하는 것을 먼저 보기 시작했습니다. 신과 함께는 총 3부작으로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신과함께 저승편
김자홍이라는 사람의 장례식에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흔히 저승사자라 알고 있는 '저승차사'들이 검은 양복을 입고 죽은 영혼을 데리러 옵니다. 죽은 영혼은 대화역에서 저승으로 급행열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사후세계와 현대가 묘하게 짬뽕된 것이 흥미를 끕니다.
저승차사들은 영혼을 저승에 데려다 놓은 뒤, 다른 영혼을 데리러 가고 김자홍 혼령은 혼자 남아 어리버리하게 있던 중에 저승 변호사 진기한을 만납니다.
저승에 오면 누구나 49일간 7번의 재판을 받는데, 그 과정을 변호사가 함께 해 주는 겁니다. 재미난 발상이기도 하고, 저승에서 심판받는 외로운 길에 든든한 변호사가 함께 해 준다는 상상이 뭔가 위안이 됩니다.
불교 신자인 친구 덕분에 얼핏 49제와 7명의 시왕에 대해 듣기는 했으나 잘 모르는데, 만화를 통해 49제를 지내는 과정에 대해 배우는 것도 좋았습니다.
각 심판 과정에서 죄를 묻는 과정을 보면, 착하게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강력 범죄 부분에서는 찔릴 것이 하나 없었지만, 말로 지은 죄, 불효한 죄 등... 찔리는 것들이 참 많았어요......
억울하게 죽은 유성연 병장과 어머니 때문에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고요. 재미도 있으면서 슬프기도 한 만화였어요. 그래도 저승편은 따뜻했습니다.
신과함께 이승편
신과함께 저승편이 재미나, 이승편까지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수스 T-100을 꽂아 놓고 가로로 보노라니 영 화면이 작아서, 키보드에서 분리해서 태블릿처럼 세워놓고 보니 아주 좋았습니다. 아수스 t100 쓴지 몇 년 만에 제대로 태블릿처럼 이용한 것 같아요.
이불을 둘둘 말아 거치대처럼 받치고, 그 앞에 태블릿PC를 척 얹은 뒤에 터치해가면서 보니 세상 행복했습니다.
이승편은 저승편 못지 않게 슬펐습니다.
이승이 저승보다 더 지옥이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습니다.
개똥밭을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기는 하나, 글쎼요. 이 곳이 지옥이기에 사람들은 늘 천당을 이야기하고 업보의 굴레를 벗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신과 함께 이승편은 결국 해피엔딩이기는 하나, 마음이 편치않고 슬펐습니다.
신과 함께 신화편
신과 함께 이승편을 보며 맘이 쓰리고 눈물 콧물에 벌개진 얼굴로 신화편도 이어 봤습니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게 하는 중독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타르시스도 있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으며 사는 것, 죽는 것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마음이 좀 가벼워졌습니다.
신과 함께 신화편은 저승편, 이승편에 나온 저승차사와 염라대왕, 조왕신 성주신 측신의 과거를 한 데 아우르는 편이었습니다. 가벼운 옛날 이야기 듣는 기분이라 재미났어요.
강림도령, 해원맥, 이덕춘의 과거사가 흥미로운데 특히 하얀 삵 해원맥이 멋졌고, 강림도령은 과거사를 알자 되레 매력이 좀 떨어졌습니다.
최초의 인간이자 최초로 저승을 혼자 찾아 온 염라대왕 스토리도 재미나고, 이 모든 것을 다스리는 대별신 소별신 이야기도 재미났습니다.
특히 가택신들의 이야기는 전래동화를 읽는 기분이었는데 권선징악인지 아닌지는 좀 묘했습니다. 사단을 일으키는 문제의 남선비에 대해서 "남선비가 어떻게 됐냐고? 알게 뭐야? 그런 놈."이라고 하고 쭈욱 흘러가더니, 마지막에 김자홍을 데려오는데 김자홍의 얼굴이 남선비 얼굴이었습니다. 이렇게 신화편에서 다시 저승편으로 이어지고 윤회 형식으로 끝이 납니다.
권선징악, 착하게 살지 않으면 벌 받는다, 이런 것 보다도 '사는 것이 다들 그렇구나' 하는 묘한 공감대를 느꼈습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