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영화 : 원작 웹툰에 비해 실망스러운 영화 신과 함께
원작 만화 신과함께를 무척 감동적으로 보아서 영화 신과함께도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영화 신과 함께는... 아...
손발이 오그라 들어서 10분 넘게 보기 힘든 영화였습니다.
타인을 구하다가 순직한 소방관의 심판? 시작부터 답정너
원작 만화 신과함께에서 공감되는 부분은 주인공 김자홍이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정말로 흔하디 흔한 어디서나 볼법한 사람이고, 딱히 착하거나 못되게 살지도 않고, 너무 평범한 사람이라 김자홍이 벌을 받을 때면 함께 찔려서 뜨끔하고, 김자홍이 칭찬 받을 때면 '나도 이 정도면 저 심판은 쉽게 넘어갈 수 있겠다' 면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7번의 심판 결과가 어찌될지 몰라 두근두근했습니다.
그러나 영화 신과 함께의 김자홍은 소방관 입니다. 사망한 이유도 타인을 구하다 순직을 했고, 첫번째 심판에서는 타인을 구하다 소방관 파트너를 못 구한 것에 대해 심판을 받습니다. 당연히 더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형처럼 따르고 한 몸처럼 움직이던 파트너를 구할 수 없었던 것에 눈물샘이 터집니다.
대신 공감도 멀어졌습니다.
소방관의 삶은 필부필부의 삶과는 다르고, 타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며 살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저승의 심판에서 무죄로 판결이 나지 않는다면 심판이 의심스러워 집니다. 즉, 처음부터 답이 정해져 있습니다.
소방관이 돌아가셨다, 저승의 판결은?
당연히 의인으로 다 무죄여야죠!
평범한 김자홍이 소소히 잘못도 하고, 소소히 잘한 일도 있는 것의 판결 결과가 어떻게 날지 궁금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하나도 안 궁금합니다.
캐릭터 붕괴, 저승차사 겸 변호사
원작에서는 저승의 변호사라는 특이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착하게 살았던 만큼 좋은 변호사가 배정되어 있고, 어떤 사람이든 간에 변호사가 함께 해 줍니다. 외로울 줄 알았던 저승의 심판길이 꽤 든든하게 느껴집니다.
저승차사는 계속해서 죽은 이들을 저승으로 데려오는 일을 하고, 변호사는 변호를 합니다. 업무 분장이 꽤 잘 되어 있죠.
그러나 영화 신과함께 에서는 저승차사가 변호사 일을 겸업합니다.
무려 세 명의 저승차사가 변호사로 함께 다닙니다.
원작 만화의 저승 변호사 진기한 캐릭터가 너무나 매력적이고, 반전도 있던 캐릭터라 그 캐릭터가 아예 사라진 것도 아쉬운데다가, 세 명의 저승차사가 함께 다닌다는 것이 상당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죽은 사람 한 명당 세 명씩이나 붙일 여유가 있을까요?
과묵한 장수 스타일인 혜원맥이 양아치 캐릭터로 나오는 것도 별로였고요.
처음 캐스팅이 되었을 때는 배우들이 캐릭터를 정말 잘 살릴거라 생각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싱크로율이 높은 캐스팅이라 생각했어요. 배우들은 잘 섭외한 것 같으나 각본이 말아먹은 듯 합니다. 차태현씨는 직장인 김자홍을 맡겼어도 정말 공감가는 직장인 연기를 했을 것 같고, 강림도령 역의 하정우는 딱 강림도령 같았고, 덕춘의 김향기는 덕춘이 같았습니다. 그러나 작중 캐릭터가 영....
원작 만화가 너무 훌륭해서 영화는 실망
원작 만화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순식간에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을 다 보며 눈물 흘리다 콧물까지 질질 흘릴 정도로 펑펑 울면서 감격하면서 봤습니다. 사는 것에 대해 위로가 되기도 했고요.
그러나 영화는 시작부터 신파극을 찍으며, '넌 감동해야 한다'라면서 시작하니 불편하고 부담스럽고 공감이 되지 않아 보기가 괴로웠습니다. 결국 영화 시작하고 10분인가 15분 정도를 넘기지 못하고 그만 보았습니다. 돈 아까워도 포기.
이래서 원작 만화를 본 사람들은 영화 신과함께를 보고 실망해서 화가 났다고 하고, 영화만 본 사람들은 그럭저럭 볼만했다고 하나 봅니다. 둘 다 볼거라면 영화를 먼저 본 다음에 원작 만화를 보라던 충고가 이제서야 이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