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날 국악주간을 맞아 국립국악원에서 "산조" 특별 공연을 하는데, 그 첫 무대로 지성자 선생님이 가야금을 연주하신다는 광고를 보았습니다. 그 주간이 많이 바쁜 상황이라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지성자 선생님의 무대를 놓칠 수는 없습니다. 망설이고 있는데, 광고를 열심히 본 탓인지, 인스타그램을 해도 또 보이고, 뭘 해도 또 국립국악원 산조명인전 광고가 보였습니다. 결국 지성자 선생님 무대를 보고 싶은 마음이 이겨서, '에라 모르겠다, 이런 종합선물세트같은 공연은 다시 없을지도 몰라.' 라며 국립국악원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산조 공연은 국악 명인 종합선물세트 같은 구성이었습니다.
거문고 명인 이형환 1963년생(63세)
해금 명인 홍옥미 1954년생(72세)
대금 명인 원장현 1951년생(75세)
가야금 명인 지성자 1945년생(81세)
아쟁 명인 김영길 1962년생(64세)
제가 열렬히 쫓아다니고 있는(무대에 서시는 것을 알면 갑니다) 지성자 선생님은 여든이 넘으셨고, 평균 연령 71세의 엄청난 분들을 한 자리에서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성자 선생님 한 분만 무대에 서셔도 갈텐데 명인 다섯 분이라니요. 가야지요.
국악의날 국악주간 국립국악원 풍경
차량5부제 실시로 국립국악원에 차를 주차하지 못해 근처에 주차를 하고 걸어왔습니다. 지하에 주차하고 쪼로로 올라왔으면 보지 못했을 큼직한 현수막이 보입니다. 예악당과 우면당 사이에 다리 같은 것이 있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우면당 벽면 가득 산조 특별공연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산조 특별공연은 3일에 걸쳐서, 첫날 산조 명인전, 둘째날 산조 무용, 셋째날 산조 퓨전 음악 연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몇 년 간 국립국악원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여 우면당을 뻔질나게 찾곤 했습니다. 그 땐 이렇게 예쁜 공간이 없었던 것 같은데, 책걸이 그림에 악기가 올려진 근사한 공간이 생겼습니다.

산조 특별공연을 맞아 홀로그램 카드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홀로그램 카드가 재미있습니다.
바로 옆의 예술의 전당은 풍성한 카페와 식당이 있으나, 국립국악원은 예악당 1층의 이디야 커피 뿐 입니다. 전통 찻집이 하나 있어도 좋을 것 같지만, 이디야커피라도 있어 다행입니다. 이디야 커피에서 따뜻한 음료를 하나 사서 홀로그램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산조 프로그램북을 읽었습니다.

우면당에서 듣는 산조명인전
제 좌석은 1층 나구역 6열 9번이었습니다. 정중앙 입니다. 잘 들리고 잘 보이는 좋은 좌석이었습니다. 마이크를 가까이 설치하지 않아 바로 앞에서 연주해주시는 악기의 본연의 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성자 선생님 한 분 + 네 분의 명인이 독주를 해주시는 것에 감격하며 예약을 했는데, 이날 산조 명인전은 특별히 함께 연주하는 시나위 합주가 있었습니다. 다섯 분의 명인, 그리고 고수를 맡으셨던 한성수 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악장님과 전국고수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신 고수 고정훈님까지 일곱명이 시나위 합주를 하셨습니다. 연주자가 엄청나다 보니 고수를 맡으신 분들의 이력도 무시무시합니다. 각각 독주 무대만 봐도 감격스러운 명인분들께서, 합주까지 해주시다니. 정말 종합선물세트 받은 기분입니다.

시나위는 정해진 악보보다 연주자 간의 호흡과 순간의 감각으로 완성되는 우리 민속악의 대표적인 즉흥 합주 형식이라고 합니다. 들을 때는 시나위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독주 이후에 무대가 하나 더 있다는 것에 들떠서 들었는데, 그 엄청난 무대가 즉흥합주였다니 더욱 더 소름 돋습니다.
국립국악원은 "토요명품" 등의 공연에서 마지막 무대 끝날 무렵에 "지금부터 사진/동영상 촬영이 가능합니다. 추억을 담아가세요"라는 안내를 띄워줍니다. 감사하게 이날의 산조 공연 마지막에도 촬영을 허용해주어서, 다시 보기 힘들 무대를 담아두었습니다. 소중히 간직할거에요. 그리고 저는 지성자 선생님이 좋으므로, 선생님 영상은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가야금 소리는 작은 편이라 합주할 때는 착한 사람 귀에만 들리는 수준으로 묻히곤 합니다.
엄청난 무대를 볼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명인분들의 무대를 조금 더 자주 볼 기회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쉬운 온라인 설문조사
감격에 젖어 있을 때, 국립국악원 설문조사 링크가 왔습니다. 엄청난 공연을 본 만큼 긍정적 감정으로 가득 차서 응답을 했는데, 마지막의 개인정보 요구 때문에 제출을 못했습니다.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성별, 연령, 거주지, 직업 등을 다 입력해야 하더라고요.
통계를 위해 성별, 연령, 지역, 직업 등을 묻는 점은 이해가 되나, 선물을 주는 것도 아닌 경우 이름/휴대전화번호/이메일까지 묻는 것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공연이 큰 선물이라 선물이나 보상이 없어도 정성껏 응답했으나, 이 많은 개인정보 제출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설문에 의견을 피력하진 못했으나, 엄청난 산조명인전을 기획해 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무중력서재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리뷰에 사용된 책, 영화 등의 이미지 외의 내용은 작성자 라라윈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