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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허슬, 연기력에 빈구멍없는 영화

· 댓글개 · 라라윈

무중력 영화 : 아메리칸 허슬 (블랙 코미디 or 범죄 영화)

영화를 틀자마자 쫙 빨아들이는 맛은 없었고, 초반이 꽤 지루해서 연출 실력은 다소 의심스러웠지만, 배우들 이름만 들으면 이건 봐야해 하는 영화였습니다.

크리스찬 베일, 브래들리 쿠퍼, 에이미 아담스, 제레미 러너.

이 넷 만으로도 놀라운데 조연도 엄청납니다. 제니퍼 로렌스가 으마으마한 발암캐릭터로 나오고, 로버트 드 니로가 등장합니다.


아메리칸 허슬 줄거리

무슨 내용을 말하고 싶은지 조금 갑갑하게 전개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연출의 결함을 연기력으로 커버합니다. 연기자들이 빈 구멍이 없어요.


아메리칸 허슬 줄거리


어빙 (크리스찬 베일)은 유리가게, 세탁소를 운영하고, 그림 위조품도 팔면서 소소하게 대출 사기를 치는 사기꾼 입니다.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겠다며 수수료를 받은 뒤 대출 승인이 안 났다고 돈은 안 빌려주는거에요. 가뜩이나 어려워서 수상쩍은 돈이라도 빌리러 온 사람을 한 번 더 등쳐먹는거죠.

어빙은 한 파티에서 우연히 시드니 (에이미 아담스)를 만나 죽이 잘 맞습니다. 좋아하는 노래가 같고, 꿈이 없이 그냥 사는 것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시드니에게는 자신의 사기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고 둘이 동업을 합니다. 시드니는 영국 귀족 '그린슬리'라며 자신의 영국 은행 연줄을 통해 대출을 해줄 수 있을 것처럼 속이며 어빙과 함께 사기를 치고 잘 살고 있었습니다.


아메리칸 허슬 브래들리 쿠퍼


그러던 중, FBI 요원 리치 (브래들리 쿠퍼)에게 걸려 딜을 하게 됩니다. 어빙과 시드니가 미국의 뛰어난 사기꾼이라 사기 수법을 잘 알고 있으니 어빙과 시드니 대신 화이트칼라 범죄자 4명을 엮어서 잡아주면 면죄해 주겠다고 합니다. 감옥에 갈 수는 없으니 어빙과 시드니는 자신들 대신 잡혀들어갈 사람들을 골라 사기를 칩니다.


아메리칸 허슬 제레미 러너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겠다며 수수료 떼 먹던 수법과 비슷하게 이번엔 정치인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겁니다. 아랍 부족장이 큰 금액을 투자할 것처럼 속여서 아틀란타 시장인 카마인(제레미 러너)을 낚습니다. 정치인과 거물들을 낚고 싶어 안달이 나 있던 FBI요원 리치(브래들리 쿠퍼)가 일을 망쳤으나, 어빙(크리스찬 베일)이 다시 설득해 카마인을 끌어들입니다. 이게 FBI 함정수사라는 것을 꿈에도 생각 못한 카마인(제레미 러너)은 열정적으로 일을 벌입니다. 도시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아랍 족장의 투자금을 받겠다는 각오로 불법을 저지릅니다. 아랍 족장의 영주권을 내주기 위해 국회의원을 매수하고, 도시 개발 계획 승인을 빨리 받아내기 위해 의원을 매수합니다. 이 과정에서 출세욕에 눈이 먼 FBI요원 리치와 상사는 판이 커질수록 신이 났습니다. 그러나 카마인이 사리사욕이 아닌 도시를 살리기 위해 진심으로 애쓰고 있고, 어빙에게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을 아는 어빙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괴로워합니다.


게다가 사기의 판이 너무 커져서 정치인 뿐 아니라 마피아 자금까지 들어오게 됩니다. 자신들의 면책을 위해 작은 사기 한 번 치려 했던 일이 너무 커져버린 겁니다. 자칫 어빙과 시드니는 감옥에 가지 않더라도 마피아에게 죽을 수도 있어 진퇴양난에 빠집니다.


아메리칸 허슬 제니퍼 로렌스


이 와중에 어빙(크리스찬 베일)의 아내 로잘린 (제니퍼 로렌스)는 으마으마한 썅년 발암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남편이 밖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니, 남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집에 불을 내는 등 사고를 칩니다. 어빙은 이미 오래 전에 아내에게 마음이 떠난 듯 하지만 아내가 결혼 전에 낳은 아이에게 큰 애정이 있어 이혼을 하지도 못합니다. 

아내 로잘린은 이혼하면 불법 저지른 것을 다 신고해서 재산을 다 뺏고 감옥에 쳐 넣을 줄 알라며 협박을 합니다. 남편 전화를 몰래 엿듣기도 하고, 남편에게 엿들은 내용을 마피아에게 흘리기도 하고 사고뭉치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사고를 쳐서 남편을 곤란하게 만들어도 절대 미안하다고 하지 않고 "기계 탓이다" "다 내 덕분인 줄 알아라. 내가 마피아에게 정보를 흘려서 일이 엎어진게 되레 잘 된 걸 수도 있다." 같은 적반하장의 자세를 보입니다. 진정한 발암캐릭터죠.


이런 스타일이다 보니 웬만하면 로잘린과 다른 사람들이 엮이지 않게 하려고 하는데, 카마인 (제레미 러너)를 속이기 위해 부부동반 모임을 하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사고뭉치 로잘린을 데려가며 일이 커집니다.


아메리칸 허슬 줄거리


로잘린은 자신은 독특한 매니큐어를 쓴다며 그 향기가 남편을 다시 되돌아 오게 할거라고 이야기합니다. 다른 장면에서는 맨날 집에 나만 혼자 쳐박아둔다며 자신이 시드니 (에이미 아담스)보다 더 좋은 사기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외치기도 합니다.

남편에게 골칫덩이 짓만 골라하는 이면에 남편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언젠가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내비쳐서 욕나오는 발암 캐릭터임에도 좀 짠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제니퍼 로렌스가 연기를 찰지게 잘했습니다)



아메리칸 허슬 결말

영화 시작에 "어느 정도는 사실임." 이라고 나왔던 것처럼, 아메리칸 허슬 결말도 사실적이면서 어느 정도는 해피엔딩입니다.

로잘린 (제니퍼 로렌스)가 마피아 부하에게 "남편이 국세청 직원이랑 이야기하는거 들었다. 아랍 족장 매니저라는 사람 사실은 정부요원이다." 이런 말을 흘린 탓에 어빙은 굉장히 난처한 상황이 되는데 이를 역이용해서 상황을 마무리합니다.


마피아에게 200만달러(약 20억)를 송금해주고, 판을 키우기로 해놓고, 그 20억을 가로채고, FBI요원을 새되게 만듭니다. 어빙과 시드니가 FBI요원들에게도 사기를 친 겁니다. 그러나 FBI는 어빙과 시드니를 감옥에 넣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마피아를 엮을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 되어서 그냥 카마인 시장과 뇌물을 받은 상하원의원들만 잡아 넣는 것으로 사건을 마칩니다.


그리고 FBI에게 사기친 20억으로 카마인 시장이 도시를 살릴 수 있게 도와주고, 어빙과 시드니는 로잘린의 아들(어빙의 양아들)을 데리고 셋이 함께 살게 되고, 로잘린은 여전히 소소한 사고를 치며 마피아 부하를 따라 플로리다로 떠납니다. 어빙과 시드니는 사기를 그만두고 정식 갤러리를 열었습니다.


어빙과 시드니 (크리스찬 베일과 에이미 아담스) 커플을 응원했다면 이들이 FBI한테까지 사기쳐서 20억을 뜯어내고 감옥에도 안 가고, 발암캐릭터 와이프 제니퍼 로렌스는 떠나면서 둘이 같이 살게 되니 해피엔딩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로 보자면 슬프죠. 함정수사를 통해 부패 정치인도 잡아들였지만, 몸통은 놓치고 잡기 쉬운 표적들만 건지고 끝난 느낌입니다.



실화 영화

1970년대에 실제 있었던 앱스캠 스캔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고 하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영화적 상상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인지 연출이 그냥 문제인 것인지 영화가 약간 느릿하고 지루하게 흘러가는 면이 있습니다.


아메리칸 허슬


그러나 다소 답답한 부분조차 구멍없는 연기력으로 메우며 조금은 웃기고 조금은 슬프고 조금은 찡한 멋진 영화로 만들어냈습니다. 영화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배우들 때문에라도 한 번 볼만했습니다. 저는 크리스찬 베일의 덤덤한 나레이션이 재미있었어요.


저의 다소 느릿 지루했다는 평과 관계없이 아카데미상 여러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글든글로브 최우수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 놀라운 실화 소설, "스물 아홉 생일, 1년후 죽기로 결심했다."

- 줄리 & 줄리아, 실화 두 편을 묶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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